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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nd Food in Korea/Restaurants in Korea

강릉 커피커퍼, Coffee Cupper, 커피박물관 왕산지점 방문 후기

juranus 2024. 2. 12. 11:36

강릉에 있는 유명한 커피커퍼(Coffee Cupper) 커피숍 왕산점을 가 보았습니다. 커피를 매일 마시지만 주로 에스프레소를 마십니다. 커피커퍼에서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셨습니다. 안목항에 있는 1호점은 오래전에 가봤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왕산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설날 연휴에 고향으로 가는 도중에 들렀습니다. 

 

📆 방문일: 2024년 2월 7일

 

사진을 촬영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는 Canon 5D Mark2, Fujifilm X-100, GalaxyS23 Ultra 3종이며, 사진에 따로 명시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사진은 후보정하였습니다.

 

목차

     

    커피커퍼, Coffee Cupper, 커피박물관 왕산 지점

    🟣 주소: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왕산로 2171-19

    🟣 주차: 무료

    🎫 관람요금: 무료 입장 (1인 1 음료)

    🕒 운영 시간: 09시 30분 ~ 17시 30분

    🌐 홈페이지 링크: Cuffee Cupper

     

     

     

    커피커퍼 박물관 왕산점 방문 후기

    가을이었다. 아내, 아들과 함께 속초로 가는 도중 들를만한 곳을 찾고 있었다. 우연히 커피박물관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영동고속도로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링크를 클릭하고 들어가 보니 그 유명한 커피커퍼(Coffee Cupper)의 왕산점이었다. 네이버 지도의 리스트에 "방문해야 할 곳"에 집어넣었다. 

    커피커퍼 왕산점 01

     

    Coffee Cupping, Coffee Cupper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선 Coffee Cupping에 대해 알면 좋다. 나도 예전에 몰랐었으니 모르는 분들이 지금도 있을 것 같다. Coffee Cupper는 마치 소믈리에(Sommelier)와 비슷하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커피 Cupping을 하는 (전문적인) 사람이라고 보면 되겠다. 

     

    Coffee Cupping은 만들어진 커피의 향과 맛을 평가하는 행위이다. 커피 커퍼는 커피의 바디, 달콤함, 산도, 풍미, 뒷맛 등을 평가하게 된다. 커피 노트(Coffee Note)를 맛볼 때는 갓 로스팅하고 분쇄한 원두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3~5분 동안 우려내고 거품은 걷어 낸다. 커피를 식힌 후에 맛을 보게 되는데, 뜨거우면 혀가 제대로 맛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개의 스푼을 이용하는데 하나는 커피를 컵에서 뜨는 용도이고 다른 하나는 입으로 가져가기 위한 것이다. 

     

    커피도 여러 종류의 커피를 함께 맛을 보아야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의 경우, 어쩌다 한 번 마시게 되다 보니 "와인의 맛이 그게 그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아르헨티나 여행을 하면서 매 끼니마다 와인을 연속해서 마시다 보니 정말 와인의 맛이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었다. 

     

    커피 커핑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요즘은 브라우저에서 번역기능을 제공하니 살펴보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What is Coffee Cupping?

     

    What is Coffee Cupping?

    There are endless flavour notes to coffee. You can practise observing these through a coffee tasting technique called coffee cupping. Read more!

    www.baristainstitute.com

     

     

    어딜 들러볼까?

    설 연휴는 금요일부터 시작이었지만 나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연차를 냈다. 그래서 수요일 오전에 집안 정리를 좀 하고 천천히 출발을 했다. 출발을 하기 전에 어디라도 들르고 싶었고, 예전에 네이버 지도에 저장을 해두었던 강릉커피박물관 왕산점이 떠올랐다. 아내와 아들은 치앙마이로 영어캠프 한 달 살기를 가서 이번 설에는 혼자 고향에 간다. 여유롭게 대관령에 있는 커피커퍼의 왕산점에 들러 드립커피 한잔 마시고 가면 좋을 것 같았다. 

     

    주유소에 들러 휘발유를 가득 채우고 영동고속도로에 올랐다. 평일이라 고속도로에 있는 차들은 빠르게 달려간다. 평창을 지나면서 주변 풍경이 극적으로 바뀌었고, 눈발이 조금씩 날렸다. 나는 대관령 IC에서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갔다. 456번 지방도로를 타고 대관령 고개를 내려갔다. 

    영동고속도로456번 국도 01
    커피커퍼 왕산점 가는길 01커피커퍼 왕산점 가는길 02

     

     

    456번 국도는 사실 예전에는 영동고속도로 본선이었다. 대관령 구간을 새로 뚫으면서 지금은 지방도로로 바뀌었고, 대관령 고갯길을 다시 가는 것은 20년도 넘었다. 2001년 11월 28일에 횡계나들목에서 강릉 분기점까지의 21.72km 구간이 왕복 4차로로 개통이 되었다. 그러니 23년 만에 대관령 고갯길을 갔던 것이다. 

    대관령 01대관령 02
    대관령 03대관령 04

     

     

    왕산면에 있는 커피커퍼 왕산점은 꽤나 깊은 산속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의 양 옆으로 제설차가 밀어낸 눈들이 쌓여 있었고 지나다니는 차들도 거의 없는 한적한 도로였다. 주변의 눈 덮인 경치가 가는 내내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커피커퍼 왕산점 가는길 05

     

     

    강릉커피박물관 커피커퍼 왕산점 도착

    왕복 2차선 도로를 즐기며 가다 보니 내비게이션이 우회전을 하라고 했다.

    '도착했구나.'

    '어떤 커피를 마실까?' 생각을 하며 오르막길을 100여 미터 올라가니 눈에 덮인 커피커퍼 왕산점이 나타났다. 

    커피커퍼 왕산점 02커피커퍼 왕산점 03
    커피커퍼 왕산점 04커피커퍼 왕산점 05

     

     

    문을 열고 들어갔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30분 즈음이었다. 평일이고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이라 그런지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들어가면서 인사를 했다. 직원 한 분이 박물관을 지키고 계셨다. 

    커피커퍼 왕산점 06커피커퍼 왕산점 07

     

     

    수원에서 출발하기 전에 네스프레소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뽑아 마셨었다. 나는 핸드드립 커피 중에서 "파나마 게이샤"를 골랐다. 

    커피커퍼 왕산점 08

     

    파나마 게이샤, Panama Geisha

    게이샤 커피는 파나마 커피로 알려져 있다. 게이샤 커피는 사실 에티오피아의 게샤(Gesha) 지방에서 1930년대에 발견되었다. 게이샤 커피나무는 키가 크다. 잎은 가늘고 깊다. 높은 지역에서 재배할 경우 품질이 더 좋아진다. 

     

    1950년대에 코스타리카 정부는 커피 교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때 게이샤 커피가 중남미 국가들에 보내졌다. 파나마로는 토양이 비옥한 치리키(Chiriquí) 지방에 위치한 보케테(Boquete) 지역으로 전해졌다. 초기 몇 년간은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지 못했다. 세상에 알려지고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었다.

     

    파나마의 한 커피 농장인 에스메랄다(Esmeralda)가 2004년 파나마 커피 대회에 게이샤 커피를 출품한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이 대회에서 게이샤 커피는 100점 만점에서 94.1점을 얻으며 우승을 하게 되었고, 농장 주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94.1점은 역사상 가장 높은 점수였다. 

     

    이때부터 파나마 게이샤 커피는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고급 제품으로 인식이 되었다. 이로 인해 파나마의 다른 커피 재배자들에게 영향을 주게 되었고, 보케테 지역의 농장들은 게이샤 커피 재배에 막대한 투자를 하게 되었다. 

     

    지금은 이 놀라운 커피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방문객들이 모여들게 되었고, 관광 명소가 되었다. 

     


     

    사실 나는 수년 전에 게이샤 커피를 알게 되었지만 직접 맛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브라질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의 커피 애호가의 요청으로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구해서 전해드리곤 했었다. 브라질에도 유명한 커피가 있다. 자쿠 커피. 자쿠(Jacu)라는 새가 커피를 먹고 소화(?)를 시킨 후 배설된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다. 

     

    지인께서는 자쿠는 게이샤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했다. 어쨌든 나는 파나마 게이샤를 이날 처음 맛보았다.

     

     

    아늑한 분위기의 커피커퍼 왕산점

    파나마 게이샤를 주문했다. 나는 늦은 아침을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좀 고팠다. 커피메밀쿠키도 하나 구입했다. 직원께서는 게이샤 원두를 그라인딩 해서 향을 맡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어떤 원두이든 막 갈린 원두의 향은 참 좋다. 

    커피커퍼 왕산점 09커피커퍼 왕산점 10

     

     

    커피가 나오기 전까지 나는 커피숍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진을 좀 찍었다. 

     

    커피커퍼 왕산점 11커피커퍼 왕산점 12
    커피커퍼 왕산점 13

     

    내부는 원목들로 마감이 되어 있었고, 조명도 따뜻한 나무색과 잘 어우러지는 백열등 색이었다. 창 밖은 하얀 눈이 온통 뒤덮여 있고 내부는 따뜻한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일을 하며 지내시는 직원분이 갑자기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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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커퍼 왕산점 16커피커퍼 왕산점 17

     

     

    커피잔, 원두, 콜드브루, 드립 주전자 등 커피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켠에 직수입한 러그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건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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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커피를 소개하는 스탠드 현수막이 있어 살짝 반가웠다. 그리고 한쪽으로 커피나무가 심어진 화분이 놓여 있다. 

    커피커퍼 왕산점 24커피커퍼 왕산점 25

     

     

    천천히 커피숍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에 주문한 파나마 게이샤가 나왔다. 드립 포트에 뜨거운 물도 함께 준다. 연한 커피를 원하는 사람은 물을 부어서 먹으면 된다. 나는 좀 진하게 마시는 편이기 때문에 물을 타지는 않았다. 

     

    그리고 파나마 게이샤의 컵노트가 적힌 종이를 함께 준다. 커피를 매일 마시지만 커피에 대한 지식은 미천하기 때문에 컵노트에 적힌 맛을 느껴보려고 천천히 마셔보았다. 

     

    적당한 산미에 여러 가지 맛들이 동시에 느껴졌다. 구체적인 맛을 적을 능력은 안된다. 그냥 나에게는 참 좋았다. 그런데 비싸다. 나는 아직 좋은 원두를 구해서 여유롭게 드립 해서 마실 형편은 아니다. 어쩌다 한 번 이렇게 맛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커피커퍼 왕산점 26

     

    커피커퍼 왕산점 27

     

     

     

    박물관 둘러보기

    30분 정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중년에 접어들었고 앞으로의 10년이 나의 남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답이 잘 찾아지지 않는 생각들을 치워버렸다. 인사를 하고 박물관을 둘러보러 나왔다. 몇 개의 건물에 커피와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시간을 두고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로스팅관을 먼저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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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로 들어간 곳은 커피메이커스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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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커퍼 왕산점 33

     

     

    커피커퍼가 한국에서 커피를 직접 재배하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대관령에 온실을 지어서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커피커퍼의 대표가 어떤 분인지 찾아보았다.

     

     

    강릉 커피 문화 확산의 주역, 최금정 커피커퍼 대표

    [BY 월간식당] 강릉하면 커피가 떠오른지 오래다. 최근에는 서울우유와 강릉 보헤미안 로스터스가 합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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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라인더가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 내가 둘러보았던 곳 외에도 더 있다고 하는데 나는 여기까지만 보고 속초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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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커퍼 왕산점 47커피커퍼 왕산점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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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보는 신기한 커피와 관련된 기구들도 보았다. 나중에 내 아들이 좀 더 커서 커피를 마시게 될 나이가 되면 함께 다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관령 산속에 있는 커피커퍼 왕산점에 들러 한 시간 정도를 보냈다. 나의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스케치도 아직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고향으로 내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커퍼 왕산점 51
    커피커퍼 왕산점 52

     

    커피커퍼 왕산점에서의 한 시간은 참 편안하고 따뜻했다. 나 혼자, 하얀 눈에 덮여 있어 그랬던 것인지도 모른다. 눈이 없는 계절에 사람들도 많아 북적거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 날 느꼈던 기분과 혼자 여유롭게 즐겼던 여유를 그대로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몇 년 후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다시 한번 와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Epilog

    커피를 좋아하시고 강릉 쪽으로 여행을 가시게 된다면 한 번쯤은 들러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덜 붐비는 날과 시간에 간다면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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