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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nd Food in Korea/Trips in Korea

국립농업박물관 방문 후기, 9살 아이와 함께 [경기도-수원]

juranus 2023. 5. 27. 17:49

경기도 수원 권선구에 있는 국립농업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9살짜리 아들과 함께 토요일 오후를 박물관에서 알차게 보냈습니다. 무료로 다양한 체험과 교육적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며, 국립박물관답게 전시물의 퀄리티도 훌륭합니다.

 

 사진은 Fujifilm X-100과 GalaxyS23 Ultra로 촬영하였고, 후보정을 했습니다.

 


토요일에 일을 하게 된 아내는 아침을 대충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아들과 단 둘이 보내는 두 번째 토요일이다. 늦은 결혼에 아이도 결혼 후 4년만에 갖게 되어 나와 아들의 나이 차이는 상당히 많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나이도 있다 보니 아이와 교감을 쌓을 시간이 다소 부족하게 살아가고 있다. 육아는 사실상 아내에게 거의 다 맡겨 놓은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가끔 아이와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가 나를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음을 느끼곤 한다. 그럴 때면 항상 미안한 마음이 스쳐 지나간다.

 

사실 주중에 토요일 오후를 9살짜리 아들과 함께 보내기 위한 검색을 했다. 수원에 살고 있으므로 일단 수원에서 30분 이내로 갈 수 있는 곳을 찾아 보았고, 이번에 찾은 곳은 "국립농업박물관"이다. 

 

국립농업박물관에 가보자!

목요일 쯤이었나? 아들에게 이야기했다. 

"우리 이번 토요일에는 국립농업박물관에 가자"

어... 그런데 반응이 시원치 않다. 요즘 한참 우주에 꽂혀있어서 그런가?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데... 

 

아무튼, 기대반 걱정반인 상태로 토요일 점심을 먹고 난 후 농업박물관을 향해 출발했다.

 

 


국립농업박물관 관람 정보

🕰️ 관람시간: 매일 10:00 ~ 18:00 * 입장 마감은 17:00

🎫 관람료: 무료

 

자세한 관람 정보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www.namuk.or.kr/kr/530/subview.do

 

관람안내

 

www.namuk.or.kr:443


 

주차장은 다소 여유가 있었다. 주차를 하고 박물관 입구로 갔는데, 박물관의 북문이었다. 햇살이 좀 강했지만 아들을 불러 세워서 사진을 찍었다. 햇빛을 가리는 모습을 보니 약간 미안한 마음도 좀 들었다.

국립농업박물관_01국립농업박물관_02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입구에 안내데스크가 하나 있고,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계셨다. 초등학생과 함께 입장을 하고 있으니 예의 바르게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약간 경사진 복도를 따라 내려갔다. 수직 농업을 소개하는 공간이 나왔고 실제로 거기에서는 우리가 식탁에서 먹는 채소들이 재배되고 있었다. 

 

아이보다는 오히려 내가 더 흥미를 가지고 보았던 것 같다. 저 수직농업 장치를 보면 은퇴를 하게 될 10여년 후를 잠시 그려 보았다. 아이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지 '쌩'하고 이 공간을 빠르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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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박물관_05

 

오후 2시쯤 도착을 했고, 5시 30분에는 출발을 해야한다. 저녁 6시 30분에 음식점 예약을 해 두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천천히 둘러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지난주에 경기도 융합과학교육원에 갔었는데 그때도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했었다. 

 

2023.05.21 - [Trip and Food in Korea] - 경기도 융합과학교육원 방문 후기, 9살 남아 [경기도-수원]

 

경기도 융합과학교육원 방문 후기, 9살 남아 [경기도-수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경기도 융합과학교육원 방문 후기입니다. 9살 초등 2학년인 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자세히 하나하나 보기에는 2시간은 짧은 듯했습니다.

juranus.tistory.com

 

 

< 국립농업박물관 안내도 >

농업박물관_안내도
시설 안내

 

관람할 전시관도 많고, 오후 3시에는 어린이박물관도 가야한다. 그리고 오후 4시에는 영상실에서 상영하는 3D 영화도 봐야 한다. 마음이 조금은 조급해졌다. 우리는 가장 먼저 농업관 2로 먼저 들어갔다. 그런데 나의 조급한 마음이 문제를 일으켰다. 차에 휴대폰을 두고 온 것이다. 아들에게 이야기하고 주차장으로 뛰어가서 휴대폰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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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관 2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오른쪽으로 수족관이 눈에 띤다. 그리고 농업관 2에는 다양한 기후에서 서식하는 식물들이 살고 있다. 여느 수목원에 있는 온실을 생각하면 될 것 같고, 국립박물관답게 시설이 다소 현대적이고 잘 건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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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아이를 키우면서 만만하게 가는 곳들이 무슨 박물관, 수목원, 이런 곳들이다 보니 한국 토종이 아닌 외국에서 들여온 식물들을 보아도 아이는 큰 감흥이 없는 듯 했다. 

 

선인정을 보면서 아들이 퀴즈를 하나 냈다.

"아빠 만화에 나오는 선인장은 다 똑같이 생겼어요.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

"음... 글쎄? 어떻게 생겼을까?"

"이렇게요.. (그 모양을 몸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하하하.."

 

이렇게 아들에게 새겨진 선인장의 재미있는 모습도 발견한다.

 

 

농업관 2를 둘러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2층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작게 꾸며 놓은 곤충관을 만나게 된다. 곤충들은 이전에 다녔던 사설 곤충 박물관들도 여러번 경험을 해서 그런지 아이는 역시 이곳에서 그리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다만 다른 곤충 박물관에서 보지 못했던 신기하고 아름다운 색을 갖고 있는 곤충들 앞에서는 꽤 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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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들 단 둘이 움직이면 난 결코 아이를 이끌고 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만, 약속된 시간이 있을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설명을 하고 시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간 조절 정도만 한다. 

 

아이가 고민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하게 하려고 하는데, '아홉 살 아이에게 좀 이른가?'라는 고민도 하게 된다. 나는 아홉 살 때 어땠지? 아무 기억이 없다. 이런 시도가 적절한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도 아이가 혼자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거나, 가끔 대화를 하다 보면 이 정도 판단을 스스로 할 만큼 성장했다는 생각은 든다. 

 

곤충관을 나와 우리는 농업관 1로 들어갔다. 의외로 아이는 농업관 1에 전시되어 있는 고문서들에 감탄사를 뱉어 낸다. 

"헐... ???"

내 짐작에는 이렇게 잘 보관되어 전시되어 있는 수백 년 된 고서나 문서들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쨌든 아이가 호기심을 갖고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보고 있다는 것에 뿌듯함(?)이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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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을 관람하면서 내내 "참 잘 지어 놓았다. 괜히 국립박물관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다. 아이가 좀 더 자란 후에 다시 오면 교육적으로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하나하나 유심히 읽고, 살펴보기에는 너무 어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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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남자 아이다. 이런 농기계를 보고 참 좋아한다. 나도 그 옛날 타 보았던 경운기가 떠올랐다. 실제 운행하는 경운기를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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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로 잘 꾸며 놓은 박물관이다. 과거부터 미래의 농업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먹는 농산물 이야기. 농기구들의 발전 과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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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시가 가까워졌다. 어린이박물관으로 가자. 15시 10분에 시작하는 어린이 박물관을 이용해야 한다. 

 

어린이박물관에서 에피소드가 있었다. 내 기억에 분명히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었던 것 같은데, 예약이 안되어 있었다. 

"헐..." 그야말로 멘붕이다.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하지? 아빠가 실수해서 예약이 안되어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역시나 굉장히 실망한 표정...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노쇼 No Show"

그렇다. 어느 곳이나 예약이 있으면 노쇼가 있다. 회차 시작 15분이 지나면 노쇼 수량의 예약이 취소되면서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발권할 수 있다. 나는 아이와 함께 발권 키오스크 앞으로 가서 기다렸다. 3시 25분이 되기를 기다렸다. 3시 24분이 되자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다른 키오스크에도 사람들이 열심히 화면을 터치하고 있다. 어차피 3시 25분 01초가 되기 전에는 시스템에 반영이 안 될 것이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첫 화면인 상태로 침착하게 기다리며 시계에 집중했다.

 

3시 25분. 시간이 바뀌자마자 빠르게 터치, 터치를 해서 발권을 진행했다.

발권 성공.

 

참 다행이다. 나는 아이와 함께 빠른 걸음으로 어린이박물관 입구로 갔다.

 


어린이 박물관 

https://www.namuk.or.kr/kr/273/subview.do

 

어린이박물관

 

www.namuk.or.kr:443

 

<어린이 박물관 예약 페이지>

https://namuk.moonhwain.net:451/rsvc/rsv_pm.html?b_id=namuk&p_idx=1 


3시 25분에 들어갔고, 우리는 4시에 상영하는 3D 애니메이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역시 아이는 빠르게 이것저것 들여다본다. 내가 반려 동물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아보는 코너도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문제가 주어지고 O/X 형태로 답변을 누르면 점수가 누적되어 알려준다. 첫 시도에서 한 두 개 정도 틀렸는데, 다시 풀어서 만점이 되고 난 후에야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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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박물관답게 실제 체험을 하는 코너가 많다. 연못 바닥에 영상으로 비추어지는 수중 생물들이 나타나고, 파리채로 그 생물을 터치하면 설명이 나오는 시설도 있다. 그리고 한쪽 벽면에 영상이 나오고 아이들이 직접 터치를 하며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곤충을 잡는 곳도 있다. 

 

몇 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쌀을 직접 갈아서 아이들이 만져보게 하는 이벤트도 한다. 거칠게 간 쌀가루와 곱게 갈은 쌀가루를 만져볼 수 있다. 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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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는 어린이박물관이 엄청 재미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3시 50분쯤 되었을까? 우리 이제 3D 영상을 보러 다른 건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더니, 바로 가자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입장했던 어린이박물관에 미련이 없이...

 

3D 애니메이션, 영상실

 

영상실은 다른 건물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곤충관 옆에 있는 출입구로 나가서 영상실이 있는 건물로 갔다. 그곳에는 편의점도 있었고, 가져온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비치되어 있는 공간도 있었다. 

 

국립농업박물관_51국립농업박물관_52


지금 상영 중인 영상물의 정보는 아래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총 세 가지를 각 회차별로 돌아가며 상영을 하고 있으니 원하는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맞추어 가야 하고, 현장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미리 티켓을 발권해야 한다.

 

https://www.namuk.or.kr/kr/288/subview.do?enc=Zm5jdDF8QEB8JTJGYmJzJTJGa3IlMkY5NSUyRjQ3MyUyRmFydGNsVmlldy5kbyUzRnBhZ2UlM0QxJTI2c3JjaENvbHVtbiUzRCUyNnNyY2hXcmQlM0QlMjZiYnNDbFNlcSUzRCUyNmJic09wZW5XcmRTZXElM0QlMjZyZ3NCZ25kZVN0ciUzRCUyNnJnc0VuZGRlU3RyJTNEJTI2aXNWaWV3TWluZSUzRGZhbHNlJTI2cGFzc3dvcmQlM0QlMjY%3D 

 

국립농업박물관 영상관 운영 안내

<p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font-family: Verdana; font-size: 14pt;">국립농업박물관에서는 3D 입체영상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span></p> <p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font-family: Verdana; font-size: 14pt

www.namuk.or.kr:443


 

우리가 본 영상은 "파라다이스를 지켜라"였다. 3D를 위한 안경을 끼고 보며 약간의 어색함은 있지만 3D 효과는 아이들이 신기해할 만큼 충분했다. 예상대로 교육적인 내용의 애니메이션이었다. 

 

영상관이 있는 건물에는 식문화관도 있어서 관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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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관에는 나도 기억에 없는 아주 오래된 시절의 식품 포장, 음료수병도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옛날 시골 외갓집이나 친가에 가면 볼 수 있었던 것들도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냉장고와 자석이 들어 있는 식품/식재료 모형이 있는 곳에서 한참이나 시간을 보냈다. 각 식재료들을 냉동실과 냉장실 중 어디에 보관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코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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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의 국립농업박물관 투어가 끝났다. 그리고 우리는 식품관을 나가 야외로 나갔다. 

박물관 앞에는 놀라운 공간이 있었다. 엄청나게 넓은 잔디밭이다. 아이가 전력질주를 하며 뛰어놀 수 있는 곳이다. 아들은 지체 없이 나를 그쪽으로 끌고 간다. 그리고 달리기를 하자고 한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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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6살, 7살일 때 아파트의 놀이터와 정원처럼 꾸며 놓은 곳에서 전력질주 달리기를 함께 했었다. 그때도 아들은 달리기를 참 좋아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달리자고 한다. 전력질주.

 

아들과 달리기를 할 때면 늘 고민을 한다. 이겨야 할까? 져줄까? 아슬아슬하게 이길까? 아슬아슬하게 져줄까? 결국 나는 항상 아슬아슬하게 지거나 이긴다. 피니시 지점까지 아슬아슬하게 속도를 맞춘다. 그래야 더 전력으로 달릴 테니까.

 

우리는 이 날 아들이 발견한 유물을 어느 화단에 숨겨 놓았고, 다음에 왔을 때 찾는 방법까지 익혔다. 언제 다시 방문하게 될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블로그에 그 사실을 남겨 놓았으니, 다시 방문하게 되면 그 유물이 잘 있는지 가 볼 것이다.

 


처음 가 보았던 국립농업박물관이었습니다. 정말 잘 꾸며 놓았고, 국립이 다르긴 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원에 거주하신다면 충분히 아이와 함께 방문해도 좋겠습니다. 

 

박물관이 아니어도 앞에 있는 잔디밭 주변으로는 나무가 심어져 있고, 많은 가족들이 천막과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를 가지고 와서 햇살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피크닉으로도 좋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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