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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Story/Work Place

리더와 카멜레온...

juranus 2009. 9. 6. 16:33

오늘 할 이야기는 리더에 대한 것입니다. 회사에 공채로 입사해서 그동안 보고 느낀 것과 최근 관심사인 GWP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니 리더라는 주제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2009년도 즈음에 회사에서 사내블로그가 활발하게 운영될 때 썼던 것들을 남기기 위해 개인 블로그에 다시 올립니다. 회사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은 삭제하고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당시에 저는 H/W 개발 엔지니어였습니다. 지금은 2023년이며 당시와는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노동법도 바뀌었고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가 변해서 과거에 썼던 글들의 내용은 과거, 그 순간에 해당되며 현재와는 매우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2001년 내가 신입사원으로 교육을 마치고, 부서배치를 받은 후 어리버리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을 때, 누가 날 불러주지 않으면 점심시간이 되어도 눈치만 보고 자리에서 어쩔 줄을 몰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선배님들 중 하나가 " 야! 밥 먹으러 가자!"라고 불러 주시면, 마치 군대에서 대대장님이 부른 것처럼 씩씩하고 우렁차게 "예!" 하며 일어나서 씩씩하게 달려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애니콜
아마도 꽤 오랜 기간 동안은 업무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열심히 책을 보며 공부하고, 세미나도 하고, 장비 사용법도 익히면서, 실험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실험인지도 모르고, 장비의 설정을 어떻게 한건지도 모른채... 그저~~ 알려준대로 측정하고 기록하고...

그때 만약 선배님이 나에게 "아무개씨~ 이 부품의 XX항목 모두 측정해서 결과 보고 하세요~" 라고 했다면...
음...
그당시 신입사원 아무개는 넘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겠지만, 아마도... 측정해야할 부품과 노트를 가지고 장비 앞에서 한참을 멍때리고 앉아 있지 않았을까... ??

우리 모두는 끊임 없이 발달 혹은 진화하고 있습니다.
리더
그러면 리더는 혹은 선배는 다은과 같이 진화 하고 있는 팀원/후배들을 어떤 자세로 이끌어야 할까요?

1단계.
갓 입사하여 선배들 이름 외우고, 멍때리며 앉아서 분위기 파악하는 단계. 선배가 시키는 잡일과 단순 측정을 하는 단계.

2단계.
업무도 대충 파악이 되고, 스스로 해야할 업무를 진행하는 단계. 상황에 대한 판단과 의사결정은 하지 못하는 단계.
3단계.
프로젝트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게 되고, 언제 어떤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어느정도 판단과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단계.
4단계.
후배사원들도 들어오고 맡은 분야의 업무 진행에 대한 계획 수립, 문제점 분석 및 해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단계.

소파트장 정도의 직급이 되기 전까지의 진화 단계를 간단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우리 솔직하게 말 해 봅시다.

똑같은 일을 한 3년정도 하다 보면 지겨워지고, 별 감흥이 없게 됩니다. 여기에서 똑같은 일이라는 것은 업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의 업그레이드가 없다는 의미 입이다. 쉽게 말해서 단순 측정만 3년 하는 것, 또는 그보다 약간 높은 난이도의 일을 3년 동안 변화 없이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말하고 싶은 내용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카멜레온 리더십입니다. 즉, 우리들은 회사에 입사해서 햇병아리 신입사원의 단계를 거쳐 2년차, 3년 차가 되고 직급이 올라감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이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리더는 자기 자신의 색깔을 자기가 이끌고 있는 팀원 개개인의 색깔에 맞추어 변화시켜 가며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됩니다.

현실은 어떠한가요?

리더일 수도 있고, 좀 더 작게는 선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3년전에 했던 일을 자기 자신이 독점하기 위해 일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어느 정도 넘겨주지 않고, 이미 3년 차가 된 후배에게 3년 전에 했던 일의 수준과 전혀 다르지 않은 수준의 일을 시키고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지극이 어리석은 생각이라 생각합니다.

본인이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내가 했음을 "티"내고 싶은 것이겠지요.

 

후배들의 양성과 본인의 발전을 포기한 채...
저 역시 그러한 고민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 위의 선배들은 그대로 본인들의 위치와 소임을 변함없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팀 내에서 나의 역할은 3년전과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내가 선임연구원일 때 후배사원들을 데리고 하던 일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후배사원이 더 들어와서 기존에 데리고 있던 후배들의 후배가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나는 후배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선에 오르게 되면 그에 해당하는 책임과 권한을 넘겨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렇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혹시 저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내가 하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닐까?
나는 늘 농땡이를 부리며 후배들을 부려먹는다고 생각하며, 하는 일도 별로 없는데 고과도 나쁘게 주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이야기가 약간 새는 것 같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래서 한 팀의 인력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팀의 리더와, 그 팀 내의 파트의 리더들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팀리더, 파트리더, 소파트리더가 있다고 해 봅시다.

이 팀의 역할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새로운 모델을 최단기간에 우수한 성능으로 개발을 완료하여 시장에 출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팀리더, 파트리더, 소파트리더의 리딩 방법은 변해야만 합니다. 만약 3년 전이나 지금이나 팀을 리딩하는 방법에 변화가 없다면 그는 자기의 팀을 진화가 아니라 퇴화시키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년 전에 병아리였던 팀원들은 3년이 지난 지금 알을 잘 낳는 암탉이, 새벽마다 아침을 알리는 수탉이 되어 있는데, 자기 팀원들이 낳은 알인지도 모르고 계란 프라이를 해 먹고, 이른 아침에 변화를 요구하는 후배들의 외침을 자명종의 알람소리로 알고 조금 더 잠을 자겠다고 스위치를 눌러 꺼버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팀원들의 실력이 좋아지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같은 일을 할때 소요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게 됩니다. 그들은 스스로 진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물론 방법도 알려주고 일을 시켜도 그것 마저 하기 싫어하는 팀원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면 본인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일을 나누어 주었으니 약간의 시간이 좀 날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좀 더 멀리 보고 본인의 진화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요?

구구절절 길어졌는데요,
오늘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써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생각의 정리 능력의 한계, 작문실력의 부족을 통감합니다.

카멜레온
카멜레온

팀원들은 끊임 없이 진화하고자 합니다. 리더는 팀원들이 진화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을 계속해서 제시 해 주어야 합니다. 만약 리더가 팀원들의 환경을 변화시키지 아니한다면, 팀원들은 변화하지 않는 환경에 적응하고 그들이 가진 능력중 일부는 결국 퇴화한다는 것입니다.

리더는 카멜레온 처럼 팀원들의 변화무쌍한 색에 맞추어 그때 그때 자신의 색을 바꾸어 가며 팀원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GWP 를 주제로 글을 쓰다가 최근에는 지나치게 리더쉽과 관련된 내용만 올리는게 아닌가 합니다.
저도 잘 못하고 있는 것들, 블로그를 하면서 반성하고 실천하자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결국 이런 주제로 고민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글로 옮겨 블로깅을 하면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저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23년에 다시 보며...

14년전에 열심히 살고 고민도 많이 하면 살았나 봅니다. 지금은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생계와 아이의 교육(비)가 가장 중요한 고민거리가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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