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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Story/Work Place

연봉제와 인사고과, 어떻게 해야 할까요?

juranus 2009. 12. 21. 23:44

매년 말이 되면 올해 고과는 뭐가 나왔을까? 모든 직장인들이 경험하는 것이지요.

"고과"

고과에 따라 연봉 상승폭이 결정되고 회사에서 진급을 할 때도 중요하니 모두가 민감한 주제입니다.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어느 회사에 다니고 있던지 연봉제로 직장을 다니고 있는 모든 이의 소망은 아마도 최고의 고과를 받아내어 남들보다 높은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것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9년도 즈음에 회사에서 사내블로그가 활발하게 운영될 때 썼던 것들을 남기기 위해 개인 블로그에 다시 올립니다. 회사와 관련된 민감한 내용은 삭제하고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당시에 저는 H/W 개발 엔지니어였습니다. 지금은 2023년이며 당시와는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노동법도 바뀌었고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가 변해서 과거에 썼던 글들의 내용은 과거, 그 순간에 해당되며 현재와는 매우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업적평가


그러나 오랜 시간 호봉제로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직장문화 속에서 연봉제의 정착은 다양한 형태로 각 기업들마다 적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글은 제가 사원으로 입사하여 올해 과장이 되면서 그간 궁금하기도 하고, 또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왔던 것을 정리도 할 겸,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떤지 생각을 들어 보고 싶어서 블로그에 올려 봅니다.

 

연봉제에 대한 생각을 펼쳐 나가기에 앞서 어느 정도의 연봉제에 대한 지식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참고할 만한 것을 찾아 보았습니다.

 

연봉제의 장점은 첫째, 임금의 공정성 확보를 통해 종업원의 동기부여와 능력개발 생산성 향상의 기대 측면이다. 합리적 기준과 배분의 의한 공평성의 원칙에 의해 종업원 누구라도 연줄관계가 아닌 자신의 능력 발휘에 비례하는 임금의 향상을 기대할 수가 있고 이를 위해 종업원 스스로의 기술과 자기 발전을 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선순환할 수가 있는 것이다.

 

둘째는 우수 인재의 확보와 유지 가능이다. 기업의 내부에서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으로 무위도식하는 사람들이 고액의 연봉과 직위를 차지 할 수가 없고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기회가 돌아가는 조직이라면 자신의 능력 발휘를 위한 우수한 인재 집단이 유입되고 형성되는 것은 불문 가지의 일이라 할 수가 있겠다.

 

셋째는 인건비의 효율적 관리 가능이다. 인건비가 기업의 생산비에 미치는 효과는 일반적으로 비례 한다. 특히 노동집약적이고 관리비용이 높은 기업에서의 효율적인 임금관리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관건이라 할 수가 있다. 연봉제도는 나눠 먹기식 임금제도가 아니라 적재적소에 필요한 임금이 제공되는 임금관리를 통해 인건비의 절감과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제도이다.

 

넷째는 실적주의의 강화 및 책임감 부여를 통한 경영의식의 제고이다. 글로벌 경쟁체제 내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적주의는 조직내부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도리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의 직무 평가를 통한 책임감의 인식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다섯째는 상사와 부하 간의 의사소통이다.연봉제 임금결정을 위해 평가자와 비평가자는 부단 없는 대화를 지속할 것이며 이를 통한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강화는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여 조직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연봉제의 단점은,연봉제는 동전의 양면, 특히 유고적 질서가 강한 한국의 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

 

첫째는 종업원 개인 간의 지나친 경쟁의식을 유발하고 위화감을 조성할 소지가 있다. 상급자에 의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지나친 경쟁은 반대급부 적으로 비효율성을 초래하며 평가 결과의 양, 부에 따라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단절 및 반발의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

 

둘째는 성과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면 조직의 갈등 및 노사 간 갈등 증폭의 우려가 있다. 연봉제가 성공적으로 연착륙 하느냐 또는 저항 없는 성공적 도입을 결정짓는 핵심은 공정한 평가를 위한 잣대(기준)를 확립하느냐 여부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룰이 적용된다면 갈등의 요소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

 

셋째는 시니어 우대 원칙 파괴에 따른 조직 안정의 훼손 발생우려이다. 전자에 평가한 바와 같이 오랜 유교적 관료주의 기존 질서에 갑자기 서구식 능률주의 연봉제가 도입될 경우 조직 내의 혼란과 갈등의 증폭 우려가 발생한다. 넷째는 연봉액의 급격한 감소는 종업원 사기 저하의 우려가 있다.

 

출처, 인적자원 관리 도서출판 삼영사(2005)

  

인사고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지만, 결국은 바로 우리들의 연봉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인사고과는 곧 우리의 연봉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사고과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가장 먼저 나에게 던진 질문은 이것입니다."내가 고과권자라면 어떤 기준으로 부하직원에 대한 고과를 줄 것인가?"

 

몇날 며칠을 고민해 보아도 시원스러운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입사한 지 4년차인 A 사원이 있습니다.

팀원

A사원은 입사할 당시 꿈과 목표가 있었습니다. 신입사원의 고과는 부서에서 주는 것이 아니고, 신입사원 입문교육 때부터 1년 동안 신입사원으로서 해야 하는 여러 가지 보고서, 주제발표, 외국어 성적, 각종 교육점수들로 같이 입사한 동기들을 평가하고 고과 등급을 받게 됩니다.  A사원은 신입사원 평가와 관련된 모든 것에 최선을 다했고, 부서에서의 업무에도 열심히 하고 부서의 선배들과의 관계도 잘 만들어 갔습니다. 그 결과 동일한 입장인 신입사원들과의 경쟁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서 최고 고과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2년 차가 되어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서 큰 자부심과 내가 한만큼 얻을 수 있다는 확신 아래 더욱 열심히 부서의 업무를 하고, 부서내에서 다들 하기 귀찮아하는 공통 업무를 자진해서 하고, 본인의 업무 또한 최선을 다해 임했습니다.

그렇게 또 1년의 시간이 지나고 부서에서 고과를 부여하고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본인의 고과 등급에 대해 나름대로 좋은 점수를 기대했지만,평균의 등급을 받았음을 알게 됩니다. A사원은 자신이 받은 고과 점수에 의아심을 갖게 되었고, 연봉계약을 할 시기에 면담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 A사원, 열심히 한 것 잘 알고 있어. 그런데 이번에는 평균점수밖에 줄 수가 없다. 어쩔 수가 없다. 네가 이해해라"

A사원은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도 A사원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므로 그동안 해왔던 대로 열심히 한다면 내년에는 자신이 한 만큼의 고과를 받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1년간 더욱 열심히 자기 계발도 하고 업무에도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나, 1년이 더 지나3년 차를 보내고 자신의 고과를 확인했는데,이번에도 평균점수입니다. 이번에도 자신의 연봉은 평균적인 수준으로 나올 것이며 그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예상대로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A사원은 좀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자기가 생각할 때, 다른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일을 하고, 본인이 볼 때 그리 열심히 일한 것 같지도 않았고, 궂은일은 자신이 도맡아 했는데도 어떤 사람은 자기보다 높은 고과 점수를 받은 것 같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과 똑같은 고과를 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제 이 A사원은4년 차가 되었습니다. 과연 A사원의 태도는 어떻게 변할까요?

 

제가 판단할 때는 이 A사원은 지금까지 했던 것과 같이4년 차에도 열심히 일을 할 것 같습니다. 타고난 성품이 그러하기 때문에 불만은 있지만 자기의 업무에 대해서만은 책임지고 해 낼 것입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만 할 것입니다.

 

정말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고과를 주는 고과 권한이 있는 분들은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서의 부서장은 자신의 팀원들이 승진 누락 없이 선임, 책임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고과를 나누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가 되면 승진할 수 있도록 해 줄 테니 고과에 불만을 갖지 말고 업무를 열심히 하라는 무언의 압력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연봉제 종업원에게 고과 점수를 부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사, 고과권한을 가진 사람, 종업원 모두에게 어려운 숙제입니다. 전쟁터 같은 세계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밤낮없이 치러 내고 있고, 거대한 몸집을 하고 있는 우리 회사에서 모든 임직원이 합당하게 인정하여 받아들이고, 또 만족할 수 있는 고과 시스템.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요?

 

2023년에 다시 보며...

고과는 14년 전에도 참 답답한 것이었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고 민감한 주제입니다. 기존에는 상대평가로 상위고과를 배분하였지만 지금은 절대평가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킵니다. 한국의 기업 문화, 평가 권한 및 운영 일임 등, 많은 것들이 함께 바뀌어야 하는데 평가 방식만 먼저 서둘러 바꾼 듯합니다. 아마 기업에서도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상위 고과 비중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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