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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nd Food in Korea/Trips in Korea

해우재, 수원 (미취학)아이와 함께 갈 만한 곳 [경기도-수원]

juranus 2023. 6. 18. 15:01

수원시 장안구에 화장실문화 전시관인 해우재에 다녀왔습니다. 9살 초등 2학년인 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똥", "방귀" 이런 단어를 엄청 좋아하더니 이제는 그럴 나이는 지났나 봅니다. 화장실 문화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는 9살 남자아이에게는 많은 흥미를 유발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는 Canon 5D Mark2, Fujifilm X-100, GalaxyS23 Ultra 3종입니다. 모든 사진은 후보정하였습니다. 

 

해우재

🟣 주소: [16210]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 463 (이목동)

🟣 주차: 무료

🕒 운영 시간:  하계(3월 ~ 10월) 오전 10시 ~ 오후 6시, 동계는 오후 5시까지

🌐 홈페이지 링크: https://www.haewoojae.com/

 

 

 

 

"똥" 말장난 좋아하던 아들과...

이번주 토요일에는 어딜 가야하나?

인터넷을 또 뒤지기 시작했고, 집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해우재라는 화장실문화 전시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미 다녀오신 분들의 블로그를 몇 개 읽었다.

적어도 3시간 이상 보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약간 망설여졌지만 더 찾아볼 시간이 없어서 해우재를 가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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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해서 먹이고 해우재로 출발했다. 

수원북부순환로를 타고 가니 금방이다. 큰 도로에서 빠져서 작은 도로로 조금 더 들어가니 해우재가 나왔다. 토요일 오후라서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똥 박물관 앞으로 갔다.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외부에 있는 전시물들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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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되기 이전의 화장실과 관련된 전시물들이 있고, 과거 우리가 볼일을 어떻게 보았었는지를 보여주는 조형물들도 있다. 아이보다 오히려 내가 "옛날에 그랬었지"라며 나의 어릴 적 화장실 경험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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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재에 오기 전에 걱정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9살이 된 나의 아들은 더 이상 "똥"이라는 단어로 인해 재미를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뿔싸...

 

적어도 토요일 오후 5시까지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어쩐담... 큰일이다. 

외부에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다 둘러보는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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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건물은 그리 크지 않았다. 

화장실의 역사, 요강이야기, 루이 14세의 변기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전시 공간이 있다. 그리고 터치가 가능한 모니터를 통해 게임을 하며 약간의 교육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닌텐도와 태블릿으로 역동적이고 스케일이 큰 게임을 이미 접한 9살 아이에게는 시시하게 느껴졌음에 틀림이 없다. (박물관에 온 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1층을 다 둘러본 후, 2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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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캐릭터들도 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도 만들어 놓았다. 아들에게 사진 찍을까 물어보았다. 

"안 찍을래요"

"응... 그래..."

 

그렇다.

초등 2학년인 나의 아들은 이제 "똥"이 재미있는 단어가 아닌, 그냥 "똥"이었던 것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박물관 안에서 블로그용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아들의 상태를 살펴보느라...

 

결국 박물관 내부에서 30분도 보내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하나하나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읽어보면 좋을 텐데, 아들은 그냥 눈으로 주욱 훑어보고, 전시되어 있는 신기한 물건들에도 1초 정도만 눈길을 주고 휘리릭 지나쳐갔다. 아이에게 보다는 오히려 내가 재미있었던 박물관이었다.

 

아무튼...

우리는 밖으로 나가서 길 건너에 있는 문화센터로 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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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센터 2층에 어린이체험관이 있는데, 우리는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들이 보기에도 아가들과 아가들의 부모님들이 가득한 체험관은 9살 초등학생이 들어갈 만한 곳이 아님을 바로 알아챘다. 

 

우리는 계단으로 계속 올라갔다. 어느 블로그에서 문화센터의 옥상에 올라갈 수 있다고 한 것이 떠올랐다. 옥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좋기를 기대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옥상에는 데크로 바닥을 꾸며 놓았고, 안전을 위한 난간은 유리로 만들어 놓았다. 키가 작은 아이들도 옥상에서 보는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5월의 햇살 강했던 날이라 그늘이 없는 옥상에서는 긴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주변을 잠시 돌아본 후 다시 올라왔던 계단으로 내려갔다. 

 

문화센터 밖으로 나온 후 나는 시계를 보았다.

'이런... 여기 온 지 1시간도 안 지났네...'

 

나는 아들에게 그늘이 있는 벤치에 가서 잠시 쉬자고 제안을 했다. 

"여기 그늘이 있어요?" 

아들의 마음이 약간 "뚱"한 것 같다. 

"그럼. 그늘이 있지. 아빠랑 그늘 찾아서 잠시 앉자."

 

그렇게 사정하는 듯 아들을 데리고 나무그늘 아래에 있는 벤치를 찾아서 앉았다.

한 20여분 정도 앉아 있었는데 우리가 무슨 대화를 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대화를 하는 동안 나는 머릿속으로 남은 토요일 오후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었나 보다.

 

9살 남자아이와 벤치에 20분이나 앉아 있었다. 아이는 20분이 아마도 2시간처럼 느껴졌으리라...

 

나는 아들에게 이야기했다.

"이마트에 가서 시원한 것 마시고 장도 좀 볼까"

"그래요!"

 

아들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렇다. 9살 아들과의 해우재 방문은 실패였다.

 

이마트에 도착해서 아들이 좋아하는 피나콜라다를 시켜주었다.

나는 어제 늦게 자는 바람에 스타벅스에 가서 에스크레소프라푸치노를 시켰다.

 

아들의 마음은 시원한 피나콜라다와 함께 평화로워졌고, 내 마음도 카페인과 함께 편안해졌다.

 


Epilig

해우재는 취학 전 아이에게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똥"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는 아이에게는 좀 심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살 남자아이와 함께 방문했던 해우재 이야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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