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있는 수원화성박물관 방문 후기입니다. 요즘 장마철인데도 불구하고 방문했던 7월 1일은 구름도 없는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법이 바뀌어서 이제는 7살이라고 해야 하지만, (이전) 한국식 나이로는 9살인, 초등 2학년 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 방문일: 2023년 7월 1일(토)
사진을 촬영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는 Canon 5D Mark2, Fujifilm X-100, GalaxyS23 Ultra 3종이며, 사진에 따로 명시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사진은 후보정하였습니다.
부모에게 더 좋은 수원화성박물관
🟣 주소: [16255]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1 (매향동)
🟣 주차: 최초 60분 무료, 이후 10분마다 300원, 1일 주차요금 7,000원
🎫 관람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 및 군인 1,000원, 어린이/노인 무료
🕒 운영 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
🌐 수원화성박물관 홈페이지: https://hsmuseum.suwon.go.kr/index.jsp
매주 박물관 투어를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자가용으로 한 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박물관들이 이제 몇 개 남지 않았다. 오늘은 수원화성박물관을 간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아이에게도 즐거운 체험이 되고, 부모에게도 40분씩 두 번의 자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원리로 이해하는 수원화성 축성" 프로그램이다.
3개의 교육이 진행된다. 나는 동차 ·녹로 조립과 종이로 만드는 평면 거중기를 미리 예약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월 1회만 진행이 되고, 교육 날짜를 기준으로 3주 전에 예약 접수가 시작된다. 선착순 마감이므로 미리미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이 필요하다.
🌐 프로그램 예약 링크: https://museum.suwon.go.kr/progrm/progrmList.do
다른 토요일처럼
늘 그렇듯이 토요일에도 나는 7시 전에 일어났다. 아내는 출근을 하고 아들은 늦잠을 잤다.
루틴처럼 아들에게 오전에 무엇을 할지 종이에 적도록 했다. 나는 아들에게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두 가지 일이 있다. ①해야 하는 것과 ②하고 싶은 것이다. 하고 싶은 것만 하다 보면 나중에 너에게 남는 것은 해야 하는 것들 뿐이다. 하루든, 한 달이든, 일 년이든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가능하면 해야 하는 것들을 먼저 처리해라. 그러면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다."
다행히 아들은 팩토 수학 문제 풀기를 가장 먼저 적었고, 그 뒤로 닌텐도, 유튜브 등을 적었다.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라 정기적으로 리마인드를 시켜주고 실천을 시켜야만 한다. 언제쯤이면 스스로 본인의 시간관리를 할 수 있을까?
점심으로 스파게티를 해서 먹이고 집을 나섰다.
토요일 오후 수원화성에 도착
미리 예약했던 프로그램이 2시에 시작을 하기 때문에 나는 아들과 함께 1시 30분쯤 수원화성에 도착했다. 들어가기 전에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기온은 34도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고,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어 직사광선이 꽤 부담스러웠다. 아들은 사진을 찍자마자 박물관 문을 열고 들어갔다.
1층에 있는 데스크로 가서 전시실 입장을 위한 표를 구입했다. 어린이는 무료이고 성인인 나를 위한 표를 한 장 구입했다. 1시 50분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을 확인하기 때문에 우리는 잠시 1층에 있는 기획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왔다.
선생님이 미리 예약 명단을 보고 이름을 부르며 출석을 확인한 후, 어린이체험실로 데리고 들어가셨다.
"오! 대박! 정말 좋은 수원화성박물관이다."
나는 홀가분한 마음과 더불어 아들이 재미도 느끼고 교육적 효과도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는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꼈다. 나에게 40분의 시간이 있다. 천천히 박물관을 둘러보며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면 함께 볼 만한 것들을 골라보기로 했다.
기획전시실에는 "수원유수 납시오!"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정조 대왕이 수원을 유수부로 승격시킨 지 23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유수부는 도성 방어를 위해 중요한 군사 거점 도시에 설치한 특별 행정 기구로서 경기도의 개성, 강화, 광주 그리고 수원에만 설치되어 있다.
수원은 1793년에 유수부로 승격이 되었다.
전시장에는 정2품 수원유수의 위풍당당한 부임 행렬이 그려진 병풍을 비롯해 관련 유물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유수부 승격의 의미와 더불어 수원유수의 지위와 역할도 살펴보고자 한다.
1. 수원유수부 설치와 관련된 유물
2. 지방관 부임과 환영행사
3. 수원유수의 부임과 군사훈련
들에 대한 전시가 되어 있다.
이런...
초등 2학년인 아들의 흥미를 전혀 유발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2층에는 뭔가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것들이 있어야 할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2층도 둘러보았다.
2층에는 화성축성실과 화성문화실, 이렇게 두 개의 전시실이 있다.
화성축성실
화성의 축성 과정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와 관련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이를 통해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여러 가지 모형 전시를 통해 화성 축성을 위한 물자의 이동 경로, 재료에 따른 축성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 역시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이 없었는데, 이곳에서 알게된 사실들이 있었다.
🤔 9살 어린이에게는 무리다. 오히려 성인들이나 중학생 이상 정도 되는 사람에게 유익한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명예회복을 위해 취한 조치들을 알게 되었다.
화성 축성실을 둘어보는 중에 시계를 보니 어느새 2시 35분이 되었다. 교육은 40분간 진행이 되는데 40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짧다니. 1층으로 서둘러 내려갔다.
교육을 마치고 선생님이 아이들을 인솔해서 나왔다. 아들은 3시에 종이로 만드는 평면 거중기 수업에 참여를 해야 하니까 10분 정도 시간이 있었다. 전시실에 들어가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1층에 있는 수원화성 모형과 그 주변 전시물을 보았다.
이 곳에서 잠시 둘어보니 벌써 2시 50분이 되었다. 다시 모이는 곳으로 가서 선생님은 아까처럼 출석을 확인한 후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체험실로 이동을 했다.
참으로 좋은 곳이다. 아이가 들어가고 난 후 나는 다시 전시관 2층으로 올라가서 화성문화실로 가 보았다.
화성문화실
이곳에서는 화성행차와 군사 개혁의 핵심인 장용영을 보여준다. 1795년 정조가 어머니인 혜경궁홍씨의 회갑잔치를 사도세자가 잠들어 있는 화성에서 거행함으로써 드러냈던 부모에 대한 효, 왕조의 권위회복 그리고 애민정신을 살펴볼 수 있다.
왕권강화를 위해 창설된 장용영 군사들의 무기와 무예, 서북공심돈에서의 가상전투 장면을 통해 수도 남쪽을 방어하는 수원화성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천천히 둘어보는데, 역시 아까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재미없어할 것 같다. 아들을 데리고 오면 한 5분 정도 걸릴까? 애매하다.
그래도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게 되어 오후 3시 40분까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박물관에 흥미가 없다면 데리고 수원화성으로 가서 잠시 걸어도 되겠다.
이렇게 나 혼자 1층과 2층에 있는 전시관을 다 둘러보았다. 하나하나 자세히 읽어 보고 머릿속에 담으려면 3~4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 대충대충 빠르게 둘러보는데도 80분이나 소요되었다.
그리고 이제 확신이 들었다. 9살짜리 아들에게는 이곳에 있는 콘텐츠들이 다소 어렵고 지루하다. 조선의 역사, 특히 정조 대왕과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와 수원화성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이곳은 아이에게 그 어떤 메시지도 주지 못할 것이다.
휴대폰에 설정해 둔 알람이 울린다. 3시 35분.
이제 아들을 데리러 다시 1층에 있는 어린이체험관 앞으로 갔다.
40분짜리 프로그램 2 회를 마치고 나온 아들에게 그 보상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주어야겠다. (나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해 준 보답으로...)
수원화성박물관 내부에는 뮤지엄샵과 카페가 있다. 아이들을 프로그램에 참여시킨 후 여유롭게 다과를 즐기는 다른 부모들도 이곳에 있으리라. 나는 아이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서 테이블에 앉았다.
두 개의 프로그램이 재미있었냐고 물어보았는데, 건조하고 짧은 답을 들었다.
"네 재미 었었어요."
그리고는 동그란 구 모양의 아이스크림에 집중을 한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났을 때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전시관 둘러볼까?"
"아니요."
"2층에 가면 검이랑 창도 있고, 옛날에 사용했던 조총도 있어!"
"아니에요. 안 보고 싶어요."
연달아 이어진 두 개의 프로그램에 지쳤던 모양이다.
그래도 살살 달래서 1층에 있는 전시관에 잠시 들어갔었고, 아래의 대형 스크린 앞에서 나오는 짧은 영상을 함께 보았다. 아홉 살 남자아이에게 수원화성박물관에서 그나마 시선을 1분 이상 붙잡아 두었던 것은 이 영상이 유일했다.
수원화성으로 가요
아들은 박물관에서 이제 나가서 수원화성으로 가 보자고 했다.
한 여름 노상에서 뜨거워진 차를 끌고 연무대 주차장으로 갔다. 내려서 잠시 걷는데 이건 도저히 걸어 다닐 날씨가 아니었다. 우리는 그래도 시도를 했다. 그러나 한 20분쯤 지났을까? 아이가 먼저 돌아가자고 했다. 나는 속으로 "고맙다."를 세 번 말했다.
아들과 성을 따라 좀 걷고 싶었는데, 도저히 이런 날씨에는 무리였다. 가을에 좀 선선해지면 다시 오자고 약속하고 우리는 또다시 뜨겁게 달구어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Epilog
수원화성박물관의 전시는 어린아이에게는 무리입니다. 특별히 관심이 있는 아이가 아니면 흥미를 끌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유익한 게 많습니다. 자주 들어가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에 아이를 참여시키는 것은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교육이 마칠 때까지 1~2시간 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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