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왕시, 왕송호수 옆에 있는 철도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지속되는 날씨라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가야 했고, 수원에서 가까운 철도박물관을 만 8살인 아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운이 좋게도 박물관에서 한국 철도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하며 박물관 투어를 해 주시는 시간이 맞아서 아주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좋았습니다. 저 또한 우리나라 철도와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 방문일: 2023년 7월 29일(토)
사진을 촬영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는 Canon 5D Mark2, Fujifilm X-100, GalaxyS23 Ultra 3종이며, 사진에 따로 명시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사진은 후보정하였습니다.
철도박물관
🟣 주소: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로 142
🟣 주차: 박물관 앞에 넓은 공터가 주차장이며 무료입니다.
🎫 관람요금: 성인 2,000원, 아동/청소년: 1,000원
🕒 운영 시간: 09시 ~ 18시(3월 ~ 10월), 09시 ~ 17시(11월 ~ 2월)
🌐 홈페이지 링크: 철도박물관 (railroadmuseum.co.kr)
무더운 7월 말에 아들과 함께 어디를 가야 하나...
지난주 토요일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의 수영장에 다녀왔다. 이번 주에는 어딜 가야 할지 급히 결정을 해야 했다. 금요일 오후 급히 검색을 했다. 얼마 전에 검색을 했었던 철도박물관이 떠올라서 다시 한번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다.
'집에서 20분 정도면 갈 수 있네? 야외에 퇴역한 실물 기차들도 있고, 실내에 전시장이 꾸며져 있네?'
토요일 오후를 만 8세인 아들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점심은 봉골레 스파게티를 해주자.
나의 식성을 그대로 받은 아들이지만, 딱 한 가지는 나와 다르다.
'면' 음식이다.
친할머니가 국수 종류를 좋아하시는 데, 내 아들이 그렇다. 나는 딱히 면 음식을 그리 즐기지는 않는다.
아내는 매주 토요일에 일을 하기 때문에, 나는 토요일 점심으로 아들에게 무얼 만들어 줄지 메뉴를 정하고 요리를 한다. 오늘은 내 생에 처음으로 봉골레 스파게티를 만들어 보았다. 까르보나라나 알프레도 소스와 비교해서 나에게는 다소 난이도가 있었다. 다행히 아들은 맛있게 잘 먹었다고 했다. 다음에는 토마토소스로 해 줄 생각이다.
점심을 해결하고 나서 우리는 철도박물관을 향해 출발했다.
집에서 나와 동수원톨게이트를 통해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면으로 올라갔다.
얼마 안 가서 부곡 IC가 나왔고 우리는 고속도로에서 나갔다. 부곡 IC에서 철도박물관은 매우 가깝다. 도로와 주변 건물들을 보니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박물관 입구로 접근하는 곳이 지금은 공사 중이어서 약간 헷갈렸지만, 큰 어려움 없이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차에서 내려 박물관 입구까지의 30여 미터가 참 길고 뜨거웠다.
아들은 "으악! 뜨거워!"를 외치며 빨리 가려고 했지만 나는 아들을 불러 세워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래도 아직은 "아들! 사진 찍자!"라고 하면 내가 지정해 주는 곳에 가서 포즈를 취해주니 감사할 뿐이다.
입장권은 성인은 2,000원, 소아/청소년은 1,000원이다. 국립박물관이라 입장료가 저렴한 편이다. 박물관의 운영과 관리를 위해서는 당연히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야외 전시장
야외에 퇴역한 실물 기차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이 날씨에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아들의 상태가 어떨지 염려는 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야외 전시장에는 지붕이 있었다. 아들은 별다른 투덜거림 없이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기차들을 둘러보았다.
철도박물관의 아이디어 중 유효했던 것이 바로 "스탬프"였다.
입장권 사는 곳에 작은 박스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박물관 안내였고 하늘색의 카드가 스탬프 여행 책자였다.
어린이들이 무언가 성취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 스탬프를 찍기 위해 열심히 여기저기를 다닌다. 기차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은 아니지만 스탬프를 찍으며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모인 나로서는 감사하다.
증기기관차 실물을 영화나 인터넷으로만 봤었지, 이렇게 실물을 가까이에서 본 것은 나도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거대했고 그 모습은 "아름답다."로 표현을 해도 될 법했다.
증기기관차의 아궁이를 처음 보았다!
야외 전시장에는 디젤기관차, 대통령 전용 객실, 선로 보수를 위한 중장비열차들도 있었다. 아들은 스탬프 찍기에 여념이 없었고 오히려 내가 흥미롭게 관람을 했다.
대통령이 타던 전용 객차가 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요즘은 국내에서는 헬리콥터를 타고 다니지 않을까? 전용 헬기가 없었던 과거에는 열차를 타고 이동을 했을 테니.
내가 어렸을 때 타 보았던 통일호, 비둘기호 등의 객차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충남에 있는 큰집에 갈 때 탔었던 통일호 기차, 대학시절 청량리역에서 대성리를 갈 때 탔었던 비둘기호. 직장에 들어간 후 경북으로 출장을 갈 때 종종 탔었던 무궁화호.
그러고 보니 고속철도는 아직 못 타 보았네.
날씨가 덥긴 더웠다. 아들이 5개의 스탬프를 다 찍고 나니 덥다고 빨리 실내로 들어가자고 재촉했다. 나의 이마에서도 땀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둘러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1층 전시관
오! 그런데 박물관 해설사께서 중앙 로비에서 설명을 하고 계신다. 이게 웬 떡이냐! 나는 슬쩍 아들을 해설사님 앞으로 밀어 가까운 곳에 가서 듣게 했다. 나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아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해설사 아저씨는 과거의 기차 승차권을 많이 가지고 계셨다. 설명을 하시는 중간중간, 퀴즈를 내고 답을 하는 아이들에게 통일호, 비둘기호, 무궁화호 등의 승차권을 선물로 주셨다.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멋진 아이디어였다.
증기기관차 이름
우리나라 증기기관차의 이름은 모가, 파시, 미카 등 두 글자였다.
무슨 뜻인지 궁금했었는데, 이 이름은 영어와 일본어에서 온 것이며, 부르기 쉽게 두 글자로 지었다고 한다.
- 모가: Mogul에서 옴
- 파시: Pacific에서 옴
- 미카: 일본어로 황제(Mikado)라는 단어에서 옴
박물관 1층 투어는 해설사와 함께
철도박물관은 전시해설을 매일 하고 있다. 우리가 도착했었던 시간이 해설사와 함께 하는 철도이야기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디오라마도 운영하는데 시간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디오라마/전시해설 - 철도박물관 (railroadmuseum.co.kr)
중앙로비에서의 해설을 마치고 해설사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왼쪽의 전시실로 자리를 옮겼다.
해설사님의 박물관 투어는 3시 25분까지 진행이 되었다. 나는 속으로 "감사합니다!"를 여러 번 말했다. 해설사님 없이 전시관을 8살 짜리 아이와 둘러보았다면 20분이면 다 보았을 것 같다. 아직 어린 아들은 전시물을 설명하는 내용을 하나하나 읽지 않는다. 그냥 시각적으로 스쳐 지나갈 뿐이며, 신기하고 본인이 관심 있는 "물건"들에만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들을 해설사님께 맡기고 여유롭게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보고 읽었다.
어느덧 해설사님과 함께 하는 투어가 마무리되는 곳에 왔다.
우리나라 기차의 발전사에 대한 쉬운 퀴즈를 내고 모든 어린이가 답을 하게 하셨다. 그 답이 맞던, 틀리던, 기차 승차권을 세 장씩 나누어 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디오라마를 보러 갔다.
디오라마 전시장은 별도의 공간에 마련되어 있었다. 이 박물관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지어졌고, 위에 보이는 디오라마도 그때 만들어졌던 것이라 한다. 디오라마에 있는 건물들은 당시의 상징적인 건물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63 빌딩도 있고, 남산 타워도 있다. 아마도 여의도와 강남 등의 랜드마크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 듯했다.
재미있었던 것은, 디오라마 해설사 분이 계셨는데, 목소리와 톤이 오늘은 약간 기분이 좋지 않으신 듯했다. ^^;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했고, 증기기관차부터 고속열차 산천까지 모든 종류의 기차들이 출발해서 역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여정을 스토리로 설명을 해 주셨다.
열차 운전 체험
디오라마를 보고 나와서 우리는 열차 운전 체험 공간으로 갔다.
500원 동전을 넣으면 3분 간 체험을 하는 것이었다. 단순하긴 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열차를 운전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곳에는 동전 교환기가 있고 1,000원 지폐를 넣으면 500원 동전 두 개가 나온다.
나의 아들도 했는데, 3분의 시간과 무관하게 역에 도착하면 체험이 종료된다. 결국 제한 속도가 80km/h였지만 빨리 갈 필요는 없고 3분을 다 써서 정차시간에 맞추어 역에 도착을 하는 것이었다.
나의 아들은 70km/h 정도의 속도로 가서 1분 30초 만에 끝이 났다.
2층 전시관
1층에 있는 몇 가지를 더 보고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는 기차와 관련되어, 특별전시실, 전기실, 시설실, 수송서비스실, 영상실이 마련되어 있다.
역시, 해설사님 없이 아들과 둘이 전시관을 둘러보니 그 속도가 참 빠르다.
최근 몇 개월간 아들과 함께 여러 박물관들을 다녀 보았지만,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모두 있었지만, 전시된 것들에 대한 설명을 유심히 읽는 아이들은 본 적이 없다.
박물관 해설사님이 아이들에게 주신 승차권이 바로 위의 오른쪽 사진에 있는 것들이다. 나도 어릴 때 저 승차권으로 기차를 타고 검표원이 검표기로 표시를 했던 기억이 난다.
2층을 다 둘러보고 나니 4시 20분쯤 되었다.
1층에 있는 상징적인 증기기관차 미카 앞에서 아들의 사진을 한 장 찍고 우리는 박물관 건물 밖으로 나갔다.
다시 야외 전시장, 그리고 매점과 휴게소
박물관에서 나가면 오른쪽에도 실물 기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곳은 지붕이 없다. 매우 더웠다. 빠르게 둘러보았다.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한 아들의 표정을 보니 빨리 어딘가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고속열차 산천도 전시되어 있어서 처음으로 그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에어컨이 풀 파워로 가동이 되어 있었지만, 그 내부는 참 더웠다.
그리고 우리는 매점으로 갔다.
입구 한편으로 매점이 있고, 객차를 개조해서 휴게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우리는 휴게실로 들어갔다. 박물관 바로 옆으로 기찻길이 있어서 휴게실 창 밖으로 기차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의 아들은 기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좋아했다. 의외의 감동이었다.
휴게실의 창을 통해 전철이 지나가는 모습이다. 그 앞에 보이는 곳이 주차장이다.
이렇게 보람찬 토요일 오후를 보냈다.
Epilog
의외로 만족도가 높았던 박물관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스탬프 체험, 해설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디오라마 등이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방문을 하신 다면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시간을 보고 맞추어 계획을 세우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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