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남자아이와 함께 방문했던 화암동굴 방문 후기를 올립니다. 제주도 만장굴을 갔을 때 재미있어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 강원도 여행 일정에 정선에 있는 화암동굴을 넣었습니다. 사전에 많은 조사를 안 하고 갔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꾸며져 있었던 화암동굴이었고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인 저 또한 재미있고 유익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여러 감정을 이끌어 냈던 화암동굴
짧았던 병방치 스카이워크 방문을 하고 우리는 화암동굴을 목적지로 네비게이션을 설정하고 출발했다. 화암동굴까지 25분 정도 걸린다고 알려준다. 태백산맥에 있는 곳들이라 도로는 편도 1차선의 지방도로 길이다. 내가 드라이브하기 좋아하는 도로. 주변 경치를 둘러보며 50km/h로 설정하고 차선 감지와 앞차와의 거리 설정 모두 On 하고 편하게 운전을 하고 간다.
25분 정도의 드라이브 끝에 벌써 화암동굴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사실 이 곳을 들르기로 한 이유는 "동굴"이라는 것 하나였다.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그랬다.
그런데 생각보다 상당한 투자와 정성을 들여 꾸며놓은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었다.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그랬다. 나도 그랬고, 아이도 흥미로워했고, 아내까지도 좋아했다. 아내의 무릎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계단이 많았다는 것 하나 빼고는...
1층에 있는 매표소로 가서 할인 전혀 없이 어른 두 명, 어린이 한명의 요금을 내고 동굴과 모노레일 티켓을 끊었다. 모노레일 탑승장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서 잠시 기다렸다 모노레일을 타고 화암동굴 입구까지 이동했다.
하차장에 도착을 하여 모노레일에서 내려 화암동굴 소개하는 안내판을 잠시 읽어 보았다.
입구에 금깨비, 은깨비 캐릭터가 있었는데, 이 때는 영문을 몰랐었다. 웬 도깨비? 정선시에서 만든 캐릭터인가? 금광과 자연동굴이 연결되어 있는 동굴이라는 것까지는 알았지만 여기 도깨비 캐릭터는 몰랐었다. 동굴에 들어가서 관람을 하면서 이 친구들이 동굴 밖에도 만들어져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화암동굴 입구에 들어서면 이렇게 동굴의 전체를 안내하는 전시물이 다시 나온다. 아직은 동굴에 들어가지 않았다.
화암동굴
화암동굴은 화암관광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고, 금광산과 석회석 자연동굴이 함께 어우러진 유일한 동굴이라고 하며,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테마형 동굴이다. 총 길이는 1,803미터이며 상부갱도 515미터 구간에는 금광맥의 발견에서부터 금광석의 채취까지의 전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했다고 한다.
화암 동굴은 금을 채광하던 천포광산과 천연동굴을 연결하여 꾸며져 있고, 천포광산의 상부 갱도 515미터와 하부갱도는 676미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두 갱도를 연결하는 365개의 계단이 있다.
천연동굴에서는 각종 석회석 생성물과 종유석 생성물을 볼 수 있다. 그 밖에 작은 동방들이 있고, 동굴호(湖)가 있다. 위에서 테마형 동굴이라고 했는데, 화암동굴은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지가 아니라 동굴 생태 관찰, 금 채취 과정 및 제련 과정 등 동굴체험의 교육현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그래서 유치원생부터 초, 중, 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또한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동굴로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제주에서 갔었던 만장굴과는 다른 모습이다.
과거 일제시대때 이 광산에서 금을 캐는 일을 해야 했던 상황들과 현장의 모습들을 잘 재현해 놓았다. 당시의 열악한 상황에서 금을 캐는 노동을 해야 했던 선조들의 상황에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도 들었다. 내 아이는 이 모습들을 보며 무엇을 느꼈을까? (물어보지는 않았다.)
조금 더 들어가지 또 다른 멋진 통로가 나왔다. LED로 꾸며놓은 아름다운 통로였다. 특히 아이가 많이 좋아했고, 고래들이 나타나자 더 흥분을 한 듯한 모습이었다.
들어오기 전 밖에서 보았던 금깨비, 은깨비 가족(?)들로 보이는 조형물도 보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이 구간을 지나는 동안 과거 이 곳에서 노동을 해야 했던 선조들의 모습들을 재현해 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다.
계단이 제법 많았다. 그리고 기온도 낮기 때문에 계단을 내려갈 때 잡는 난간은 "차가웠다." 아이에게는 손이 시려서 계속 잡고 내려가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내 아이는 손이 시리다는 이야기를 했으니.
도깨비들이 금을 채광해서 제련하고 최종 금궤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려주는 조형물들이 꾸며져 있다. 이해하기 쉽게 단계적으로 잘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동굴을 걷다가 왼쪽으로 뭔가 몽환적인 음악이 흘러나오고 아름다운 빛이 비추어지는 공간이 나와 그곳으로 들어갔다.
이 공간에 아내와 아들과 함께 한참을 있었다. 왜 그리 오래 머물렀는 지는 모르겠다. 모두가 이곳이 주는 느낌이 좋았고 이곳의 빛과 소리에 젖어 들어 그냥 그렇게 앉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 참을 있다가 겨우 우리는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동화의 나라가 나왔다. 여기 왔을 때, 이 화암동굴이 참 정성이 많이 들어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연령대, 특히 아이들이 힘들어할 만한 지점에 동화의 나라로 꾸며 놓은 것은 참 영리한 생각인 것 같다.
정말 다양한 콘텐츠들로 꾸며놓은 동굴이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든 연령대를 고려해서 치밀하게 계획되어 구성된 동굴 콘텐츠라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좋았다는 이야기다.
이제 위의 공간을 지나면 굉장히 넓은 자연 동굴 공간이 나오는데, 그 느낌은 웅장하기도 했고, 종유석들의 자태는 신비롭고 압도적이기까지 했다. 조명도 상당히 극적으로 설정이 되어 있어서 그 느낌을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아름답기도 했고, 웅장하고 신기했던 이 공간을 지나면 이제 출구가 가까워진다. 사실 여기까지 꼼꼼히 하나하나 경험을 하면서 오면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그래서 동굴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화장실을 들렀다가 들어가야 한다. 나도 여기 쯤 왔을 때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도 동굴에 들어온 지 거의 두 시간이 가까워졌고, 내부는 기온이 낮고 계단을 이동할 때 차가운 난간을 잡아야 해서 손도 시렸고 춥기도 했다. 아이들의 옷은 잘 신경 써서 챙겨야 한다. 나의 아이의 경우 이 시점 이후부터는 언제 나가냐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아홉 살 짜리 아이에게 두 시간의 동굴 체험은 다소 무리이기도 할 듯하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해 준 아들이 대견스럽다.
출구로 나오자 마자 우리는 함께 화장실부터 찾았다. 시원~~ 하게 볼일을 보고 나서 여유롭게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도깨비와 함께 사진도 한 장 찍고.
이렇게 우리 가족의 화암동굴 탐사는 기대 이상의 감동과 함께 마무리 되었다. 마지막에 화장실에서 느꼈던 시원함의 정도는 동굴을 체험한 감동만큼 강력했었다.
기억에 남는 여행지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내부는 추우니 따뜻한 옷을 챙겨갈 것
1.8키로미터는 생각보다 길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 입장 전 화장실 필수
계단의 난간이 많이 차가우니 장갑을 가져가도 좋을 것 같음
의외로 감동적인 순간들이 많은 동굴임
이 정도로 우리 가족의 화암동굴 방문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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