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저녁식사로 물회를 먹으러 갔습니다. 대포항에 있는 '대포전복양푼물회' 음식점입니다. 저는 고향이 속초이고 부모님이 속초에 계셔서 속초에 가면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 편입니다. 물회를 먹어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찾았습니다.
📆 방문일: 2023년 8월 4일
음식점을 홍보하려는 목적이 아니며, 맛집이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과 취향에 따라 방문하고 먹어본 후기를 기록합니다.
대포전복양푼물회
🟣 주소: 강원 속초시 대포항길 60
🟣 주차: 음식점 앞 무료주차
🕒 영업시간: 09:30 ~ 20:00 (라스트오더 19:00)
🌐 네이버지도 링크
저녁으로 물회는 어때?
화진포해수욕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5시가 다 되었다.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나니 어머니가 저녁으로 물회를 먹자고 하신다.
"아니 왠일이예요? 외식을 다 하자고 하시고?"
그전까지는 어머니가 집에서 음식을 하시느라 성하지 않은 몸으로 부엌에서 요리를 하시는 모습이 안타까워 외식을 하자도 해도 안 가시더니 오늘따라 먼저 외식을 가자고 하셨다. 나도 물회를 언제 먹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고 아내와 아들도 만장일치였다.
음식점은 대포항에 있다고 하셨다.
집에서 식당까지는 15분 정도 걸렸고 우리는 7시쯤 도착을 했다.
음식점 외부와 내부
가게 앞에는 다양한 생선들과 전복, 해삼, 멍개, 독도새우 등 해산물들이 있는 수족관이 있었고, 음식점의 크기는 크지 않았다. 내부의 테이블은 사람들로 모두 차 있었고 다행히 방금 누군가가 먹고 나간 흔적이 있는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우리는 그 테이블에 앉아 테이블 뒷정리하는 것을 도왔다.
가게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보니, 서빙하는 직원이 따로 없고, 부부가 조리부터 서빙까지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약간의 기다림은 감수를 하고 가야 한다.
메뉴를 보고 우리는 각자 원하는 음식을 주문했다.
아들은 매운 것을 잘 못 먹으니 회덮밥(15,000원)을, 나는 주인장 마음대로 물회(20,000원), 어머니와 아내는 일반물회(15,000원)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한눈에 다 들어오는 가게를 좀 둘러보았다.
속초에서는 자연산 홍합을 섭이라고 부른다. 실제 우리가 흔하게 먹어 왔던 홍합은 토종 홍합(섭)이 아니다. 진주담치라 부른다. 진주담치의 고향은 지중해다. 진주담치는 외국을 왕래하는 화물선의 밸러스트수(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 안에 채우는 바닷물)에 섞여 국내로 들어온 것이라 한다. 이 진주담치는 적응력과 번식력이 강해 우리의 홍합의 서식지를 야금야금 갉아먹으면서 전국의 연안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계산대 뒷편에 걸려있는 조개껍질이 바로 홍합(섭)이다. 그 크기는 우리가 흔하게 보는 진주담치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문어해물라면 사진이... 먹음직스럽다. 그렇지만 우리는 물회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손흥민의 사진이 벽에 붙어있었다. 어라? 실제로 손흥민이 왔었나? 주인장에게 물어보지는 않았다.
물회가 나왔다
위에서 왼쪽 양푼이에 담긴 것이 회덮밥이고 오른쪽이 일반물회다. 장뇌삼이 한 뿌리씩 올려져 있다.
그리고 위의 오른쪽 사진이 주인장 마음대로 물회이다. 나는 활어회도 좋아하지만 해삼, 멍게 등의 해산물의 향도 좋아한다. 역시 선택을 잘했다.
회덮밥은 사진에 보이는 그대로 야채와 회가 밥 위에 올려져 있다. 물회는 나오는 순간에 국물이 없었다. 진한 분홍색의 살얼음 위에 회와 해산물, 야채가 올려져 있다. 육수를 살얼음으로 얼려서 바닥에 깔았다. 회와 해산물, 야채를 비비면 살얼음 육수가 조금씩 녹으며 국물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문을 할 때 국수로 할지, 밥으로 할지 물어본다. 우리 가족은 밥으로 주문을 했다. 나의 어머니는 국수를 참 좋아하시는데 내가 밥으로 주문을 하니 투덜투덜하셨다. 건강 때문에 밀가루와 정제 탄수화물을 멀리하셔야 하는데도 그렇게 국수를 드신다.
처음 맛보았을 때는 약간 심심한 듯 했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육수와 함께 어우러진 회와 해산물의 맛이 괜찮다. 사실 물회는 서울이나 수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수원에서 물회를 먹으러 간 적이 한 번도 없다. 가끔 횟집에서 함께 나오는 물회를 맛본 것이 다이다. 그런 물회와는 비교를 할 수는 없고, 물회를 그래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에서 먹어보지를 않아서 비교를 할 수는 없다.
어쨌든 내 입맛에는 좋았다. 새콤달콤한 물회가 얼마나 맛을 차별화할 수 있을까? 다른 음식점에서 물회를 먹어 본다면 비교를 할 수 있을텐데, 지금은 내가 그럴 수준이 아니다.
그냥 나는 맛있게 먹었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주문을 하고 음식을 먹는 중에 새로운 손님이 들어오셨는데 가게 영업이 끝나서 받을 수 없다고 하며 돌려보내는 일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운 좋게 19시에 라스트 오더가 들어간 모양이다.
어머니, 아내, 아들과 함께 저녁 한 끼 잘 해결했고, 대포항을 잠시 걷다가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Epilog
속초가 최근 몇년간 급격한 변화를 했습니다. 저는 고향에 가면 집콕, 집밥이기 때문에 속초에 있는 유명한 음식점들을 잘 가지 않습니다. 이번에 갔던 물회집은 그래도 그 맛은 추천할 만합니다. 영업시간을 잘 보고 가야 하고, 서빙하는 종업원이 따로 없기 때문에 약간의 기다림은 있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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