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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and Food in Korea/Restaurants in Korea

44번 국도 속초 방향에 있는 팜파스 휴게소 [강원-홍천]

juranus 2024. 9. 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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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홍천에서 나간다. 팜파스 휴게소를 들리기 위해서이다. 오랜 친구 같은 휴게소이다. 작은 휴게소이지만 화장실을 정말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 정성이 가득한 휴게소이다. 예전에 44번 국도가 왕복 2차선이었을 때는 서울을 갈 때, 속초로 갈 때, 모두 들렀는데, 도로가 넓어지고 중앙 분리대가 설치가 된 이후로는 접근이 어려워졌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기록을 하겠지만, 지금 블로그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방문일: 2024년 8월 18일

 

팜파스휴게소01

 

 


 

목차

     

    팜파스 휴게소

    🟣 주소: 강원도 홍천군 설악로 3594

    🟣 주차: 무료

    🌐 홈페이지 링크: https://naver.me/x35CHviG (네이버 지도)

     

     

     

    설계연도: 1992년
    대지위치: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철정리 437
    건축규모: 지상2층
    연면적: 654 M²
    수상:
    1995 한국건축문화대상
    1995 한국건축가협회상 아천상
    2002 아름다운화장실 우수상

     

    갑자기 속초로

    "안녕하세요! 아이스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 

     

    뜨거웠던 2024년 8월의 일요일에 나는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속초로 향했다. 동홍천 톨게이트로 빠져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탔다. 오늘은 팜파스 휴게소에 들를 생각을 했다. 

     

    언제 와도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는 쾌적한 화장실에서 몸을 부르르 한 번 떨고 나와 커피를 주문했다. 카운터에 계신 분은 주인장임에 틀림이 없다. 나보다 최소한 서른 살은 더 드셨을 것이다. 세월을 이길 수는 없듯이 머리도 많이 빠지셨고 흰머리가 검은 머리보다 많았다.

     

    "사장님 저는 고향이 속초예요. 대학을 가고 나서 집에 오고 갈 때 늘 들렸었습니다. 그런데 도로가 4차선으로 넓어지고 중앙 분리대가 생기면서 서울을 갈 때는 들르기가 어려워졌어요."

     

    슬쩍 말문을 텄다. 

    "제가 지금 오십인데 세월이 참 빠르네요."

    한 마디 더 건넸다.

     

    "그러면 손님이 열 아홉살 때 이 휴게소를 열었네요." 

    주인장께서 말씀을 하셨다.

     

    팜파스 휴게소의 나이는 서른 한 살이었다.

    팜파스휴게소02

     

     

    "오늘 속초 집에 가는 길인데요. 휴게소 들리려고 동홍천에서 나왔어요. 커피 한 잔 하고 가려고요."

    "고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일부러 찾아 주시는 여행객 분들이 종종 있어요."

    "사장님, 건강 잘 유지하셔서 오래오래 휴게소 운영해 주세요~"

    "네~ 고맙습니다."

     

    몇 년 전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휴게소 입구 쪽에 있는 건물에 커피숍이 들어와 있었다. 휴게소 내부에서 커피를 팔고 있는데 굳이 외부에 커피숍을 하나 더 운영할 이유가 없을 텐데, 나는 호기심에 물어보았다.

     

    "밖에 있는 커피숍도 직접 운영하시는 거예요?"

    "아니요. 세줬어요."

    "아~ 그렇군요..."

     

    세월이 흐르며 도로가 넓어지면서 중앙분리대가 설치되고, 고속도로까지 뚫리게 되면서 당연히 매출이 줄었을게다. 수원에서 속초까지 오고 갈 때 교통 상황에 따라 국도와 고속도로를 선택한다. 국도로 다니면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이 폐업을 한 휴게소들이다. 

     

    고속도로가 들어서며 여행객들은 빠르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겠지만, 국도에서 여행객들에게 쉴 곳, 음식과 음료, 화장실을 제공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분들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도 팜파스가 아직 이렇게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그렇지만 주차장에서 숨을 고르고 열을 식히고 있는 차들의 수는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

     

     

    나에게 팜파스 휴게소는

    이 휴게소는 나도 좋아하지만, 나보다 먼저 하늘로 간 나의 형님이 사랑했던 휴게소이다. 

    대학 시절 형과 함께 서울로 갈 때 늘 들렀던 휴게소. 나는 팜파스 휴게소를 보면 가장 먼저 나의 형님이 떠오른다. 나의 형님이 죽은 지 벌써 20년이 흘렀다. 

     

    팜파스휴게소03

     

     

    내가 사회에 나와 첫 차를 구입해서 속초를 다닐 때는 주로 밤에 이동을 했다. 예전부터 관광지였던 나의 고향은 언젠가부터인가 휴가 시즌, 가을 단풍 시즌, 연휴와 상관없이 주말이면 늘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밤 10시가 넘어 출발을 했었다. 수원에서 출발해서 팜파스에 도착할 때는 밤 12시가 넘는다. 그래도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한동안 있다가 가곤 했었다.

     

    서른세 살에 세상을 떠난 이가 사랑했던 휴게소.

     

    휴게소를 떠나며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밖으로 나왔다.

     

    속초와 서울 간의 국도에 있는 휴게소들 중에서 가장 관리를 잘하고 있는 휴게소가 아닐까 한다. 추석 연휴에 다시 속초로 가야 하는데, 그때는 들리지 못할 것 같다. 첫 번째 목적지가 강릉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팜파스 휴게소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먼저 가버린 나의 형과의 추억이 있는 휴게소.

     

    속초로 갈 때는 가능한 들러야겠다.

    팜파스휴게소04팜파스휴게소05
    팜파스휴게소06팜파스휴게소07
    팜파스휴게소08

     

    팜파스휴게소09

     

     

    미시령 옛길

    고등학교 때, 대학생 때, 말 그대로 툭하면 올라왔었던 미시령 고개 정상.

    미시령 터널이 뚫리고 나서 시간과 운전의 편함으로 옛길을 갈 일이 없어졌다. 그렇지만 오늘은 미시령 고개 정상에 가고 싶었다. 나는 어렸을 때 밤에 참 자주 갔었다.

     

    밤에 그곳에 가면 하늘에서는 별이 쏟아지고 바다 쪽으로는 속초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달이 없는 날, 늦은 밤에 미시령 고개 정상에 갈 일이 있을까?

    미시령

     


    Epilog

    오랜만에 팜파스와 미시령에 가 보니 참으로 좋았다. 계속 가자.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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