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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Story/About Golf

골프를 시작할 때 알면 좋은 이야기

juranus 2023. 8. 20. 22:49

골프를 이제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골프에 막 입문했을 때 알면 좋을만한 것들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골프 클럽도 사야 하고, 레슨과 연습을 위한 골프 연습장도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골프 장갑, 골프화 등 돈을 들여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만만치 않다.


이제 골프 좀 시작하지?

Golf_01

 

안그래도 시작을 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다. 

고향 친구들도 그렇고 회사에서도 주변의 사람들이 모이면 골프이야기다. 

'이러다가는 나만 왕따가 되겠는걸?'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다. 갑자기 부장님이 스크린골프를 콜 하였고, 얼떨결에 나는 반 강제로 끌려가서 골프클럽을 난생처음으로 잡아보았다. 부장님은 '그립'은 이렇게 잡고, 어깨너비로 선 다음, 어깨를 회전해서 백스윙을 한 후, 다운스윙을 해서 공을 맞추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공을 맞히는 것 자체도 못했다. 뭐 스크린골프장에서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마리오!, 근처 골프연습장 등록하고 레슨 시작해!  다음달에 필드 가자."

'헐!'

 

이렇게 나의 골프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본능과의 싸움이다

회사 근처에 있는 인도어 골프연습장에 찾아가 회원 등록을 했다. 그리고 레슨도 신청했다. 레슨 프로를 고르는 줄 알았는데, 고를 수가 없었다. 레슨을 해 주는 사람이 한 명뿐이었다.

레슨 프로의 이름은 '페르난도'이다. 

' 뭐 이런 연습장이 다 있지? 취소하고 다른 곳으로 갈까?'

 

귀찮기도 하고 큰 맘먹고 왔는데, 뭐 속는 셈 치고 일단 받아 보기로 했다.

 

페르난도는 나이가 40대 후반으로 보였고, 보통 체격이다. 그리고 뭐 근육질이라거나 운동선수 같은 느낌은 없다. 평범한 아저씨 같은 느낌이다.  페르난도와 첫 레슨을 시작했다.

 

"골프채 있어요?"

"아니오. 이제 시작하는 거라 아직 안 샀습니다."

"연습장에 있는 클럽 사용하면 되고, 제가 사시라고 할 때 사세요."

"네? 네에..."

 

나는 타석 앞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화이트보드 칠판이 있는 저 구석으로 가자고 한다. 

나는 칠판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본능에 충실하면 망한다!"라고 썼다. 

뭐 이런 강사가 다 있나 싶다. 그리고 나에게 한 가지 주문을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취미나 전문적으로 했던 운동에 대해 다 적고 각 운동을 지속한 기간도 적어서 다음 레슨 때 주세요." 

 

그리고 첫 레슨을 시작한다.

 

  1. 골프는 멈추어 있는 공을 세 번에서 다섯 번 쳐서 최종적으로 그린에 있는 홀컵에 넣는 것이다.
  2. 모든 운동경기가 그렇듯이 골프도 규칙이 있는데, 차차 알아가면 된다.
  3. 대부분의 운동은 정면으로 동작을 구사하지만 골프는 측면으로 동작을 구사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든 것이 어색하다.
  4. 나의 스윙이 어떤지 스윙을 하는 나는 알 수가 없다. 느낌만이 있을 뿐이다.
  5. 그래서 내 스윙을 영상으로 녹화를 하거나, 레슨 프로나 고수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봐줘야만 한다.
  6. 골프 스윙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동작들이 낯설다. 
  7. 정확한 자세로 반복 연습해서 각각의 동작들을 "체득"해야 한다.
  8. 머리로 '샷 메이킹'을 생각해서 하는 스윙은 모든 동작이 체득이 완료된 후에나 되는 것이다.
  9. 빨리 가려고 서두르지 마라.
  10. 타석에서 공을 치는 횟수와 스윙의 완성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 공만 많이 때린다고 스윙이 잘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11. 느낌이 중요하며, 하나씩 단계별로 각 핵심 동작을 당신의 근육이 기억하도록 할 것이다.
  12. YouTube 골프 레슨은 당분간 시청하지 말고, PGA, LPGA 경기나 봐라.
  13. "본능과 싸워야 하고, 본능과 멘탈에 지는 순간 골프 스윙은 망한다.

 

'아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골프채를 어떻게 잡고, 공을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는지, 스윙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 연습장을 잘못 골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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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것 같지만, 단순한 그 느낌

교습가들 마다 표현이 다르다.

골프 스윙에서 동일한 현상이나 동작을 설명할 때, 그 근본적인 원인이나 목적은 같은데, 가르치는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로 인해 수많은 아마추어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TV에서 나와 레슨을 하는 유명한 프로들이 "느낌"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런 느낌으로 스윙을 하세요."

 

저게 무슨 소린가? 느낌이라니?

그런데 골프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본인 자신도 이제 입문하는 후배에게 "느낌"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연습드릴들이 있다. 

YouTube나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각종 연습드릴을 소개하는 영상들이 넘친다. 그런데 모두 하나같이 드릴은 과장이다. 과장해서 드릴로 동작을 반복해서 근육이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서도 그 과장된 동작을 할 때의 그 느낌을 가지고 실제 공을 타격하는 스윙을 해야 한다. 

 

레슨 프로인 페르난도가 이런저런 이야기와 설명을 하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리고 오늘 레슨은 끝이라고 한다. 아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나는 골프클럽을 잡고 그립인가 뭔가도 배워서 공을 시원하게 날리고 싶다고! 그런데 뭔 공식적인 교재를 가지고 하는 이론도 아니고, 자기 멋대로 나불거리는 것을 레슨이라고 하다니.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레슨도 이해가 안 가는 나의 첫 레슨이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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