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바겐슈타이거, Wagensteiger, 칼갈이를 사용하고 있었다. 칼을 갈아도 잘 썰리지가 않아 숫돌을 구입했다. 평생 숫돌을 사용해 보지 않았지만 도전을 해 보았다. 구입한 숫돌을 벨레오(Belleoo) 1000방/3000방 양면 숫돌이고, 숫돌 받침대도 함께 구입을 했다. 결과적으로 숫돌을 이용해서 칼날을 가는 것은 도를 닦는 것과 같았다. 20년 가까이 된 헹켈 쌍둥이칼이 다시 태어났다.
- 구입한 제품: 벨레오 숫돌 1000/3000방, 숫돌 받침대, 연마가이드, 평탄화 숫돌
- 기존 사용 칼갈이: 바겐슈타이거 칼갈이 (Wagensteiger)
목차
숫돌(Whetstone)과 칼갈이(Sharpener)
2023년 5월부터 주말에 요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집에서 사용하는 칼은 거의 20여 년 전에 독일 출장을 갔을 때 사온 헹켈 쌍둥이칼이다. 재료를 손질할 때 칼이 잘 들지 않아서 칼갈이를 하나 샀었다. 바겐슈타이거 칼갈이인데 나름 괜찮아 보였다.
바겐슈타이거 칼갈이를 사용해서 칼날을 세워서 사용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 만큼 칼이 잘 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뭐, 그냥 그런대로 몇 달 동안 그렇게 사용을 했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유심히 20년이 넘게 사용한 칼날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칼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곳곳에 이가 빠져 있었다. 또 과도는 앞부분의 뾰족한 부분이 부러져 있었다.
문득 브라질에서 살 때 샀다가 사용하지도 않고 공구통에 보관중이었던 숫돌이 생각났다. 꺼내 보았는데 입자가 매우 거친 것이 400방이나 그 아래 단계인 것 같았다.
나는 컴퓨터를 켜고 검색을 좀 한 후 순식간에 숫돌을 주문했다.
숫돌이란?
문득 숫돌에 대해 궁금해졌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은 정말 축복이다.
영어로는 "Whetstone", "Sharpening Stone"이라고 한다. 천연 숫돌은 일반적으로 석영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연 숫돌
1. 오사카(大阪) 숫돌:
일본 오사카 지역에서 채굴되는 천연 숫돌이다.
섬세하고 단단한 입자로 칼날에 뛰어난 연마력을 제공한다.
입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대표적인 종류: 나카야마, 오노다, 토마스톤 등
2. 아르칸사스(Arkansas) 숫돌:
미국 아칸소 지역에서 채굴되는 천연 숫돌이다.
빠른 연마 속도와 뛰어난 마무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입문용 숫돌로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종류: 노바큐라이트, 스페이드, 워시타 등
3. 벨기에 블루(Belgian Blue) 숫돌:
벨기에에서 채굴되는 천연 숫돌이다.
매우 섬세한 입자로 거울 같은 마감을 제공한다.
희귀하고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최고의 연마 결과를 원하는 전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천연 솟돌의 장점과 단점
1. 천연 숫돌의 장점
- 뛰어난 연마력: 천연 숫돌은 자연적인 입자 구성으로 칼날에 섬세하고 날카로운 연마를 제공한다.
- 뛰어난 마감 능력: 천연 숫돌은 거울 같은 마감을 가능하게 하여 칼날을 더욱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 다양한 선택: 다양한 입도와 특성을 가진 천연 숫돌이 있어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 수명이 길다: 천연 숫돌은 인공 숫돌에 비해 수명이 길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2. 천연 숫돌의 단점
- 가격: 천연 숫돌은 인공 숫돌에 비해 가격이 비쌉니다.
- 관리: 천연 숫돌은 인공 숫돌에 비해 관리가 어렵습니다.
- 입도 균일도: 천연 숫돌은 인공 숫돌에 비해 입도 균일도가 낮습니다.
3. 천연숫돌과 인공 숫돌 비교
기준 | 천연 숫돌 | 인공 숫돌 |
가격 | 비쌈 | 저렴 |
연마 속도 | 느림 | 빠름 |
연마력 | 뛰어남 | 좋음 |
마감 능력 | 뛰어남 | 좋음 |
입도 균일도 | 낮음 | 높음 |
관리 | 어려움 | 쉬움 |
수명 | 긴 | 짧음 |
우리 일반인들은 인공 숫돌로 몇 달에 한 번씩 집에 있는 칼을 가는 것으로 충분하다. 게다가 칼을 갈 때 집중을 해야 한다. 딴생각을 하다가는 손을 칼에 베일 수 있다. 내가 직접 숫돌에 칼을 갈아 보니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잡념을 떨쳐 버리고 오로지 칼날을 세우는 데 집중을 하게 된다. 칼날을 잘 세울 수 있어 재료 손질이 즐거워지고, 칼을 가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마음을 비우고 "도"를 닦는 기분이 든다.
간편 칼갈이 바겐슈타이거
1년 전에 구입했던 바겐슈타이거 칼갈이는 그대로 둘 생각이다. 나의 아내가 가끔 사용하지 않을까? 나는 사용하지 않을 듯 하다. 칼날이 무뎌졌다는 느낌이 들면 숫돌을 꺼내어 "도를 닦을 것이다."
숫돌을 만나기 전에는 그래도 칼날을 가는 데 요긴하게 사용하긴 했었다.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숫돌을 사용해서 칼을 갈았을 때의 그 기분은 바겐슈타이거 칼갈이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숫돌을 이용해서 칼 갈기
1. 숫돌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물 속에 담가두기
인공 숫돌은 보통 세라믹 제질로 만들어져 있다. 숫돌을 사용하기 전에 물에 담가두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연마력이 향상된다.
- 인공 숫돌은 물을 흡수하면 표면에 미세한 기공이 생성된다. 이 기공은 칼날을 연마하는 데 도움을 주어 연마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물에 젖은 숫돌은 칼날과의 마찰을 줄여 연마 과정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 숫돌을 보호한다.
- 물에 젖은 숫돌은 마찰로 인한 열 발생을 줄여 숫돌의 마모를 방지한다. 또한 물은 숫돌 표면에 쌓이는 연마 입자를 제거하여 숫돌의 막힘을 방지한다.
- 칼날을 보호한다.
- 물에 젖은 숫돌은 칼날에과도한 열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 칼날의 변형을 방지하고, 물은 칼날에 묻어있는 쇳가루를 제거하여 칼날의 부식을 방지한다.
물에 담가두는 시간은 제조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숫돌이 완전히 물에 젖어 촉촉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숫돌을 사용한 후에는 깨끗한 물로 헹구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2. 숫돌에 칼 갈기
나는 브라질에서 구입해서 사용하지 않았던 숫돌이 하나 있었고, 최근에 한국에서 1000/3000방 벨레오 숫돌을 구입했다. 브라질에서 산 숫돌은 만져보면 400방이나 그 이하처럼 보였다. 구입한 지 20여 년이 된 칼은 이가 여기저기 나간 상태라 400방 정도의 숫돌로 먼저 갈았다.
숫돌 받침대를 사용하면 편리하다고 하여 구입을 했는데 잘 한 것 같다. 저 받침대가 없으면 바닥과의 공간이 얼마 없어서 손이 걸릴 것 같다. 매우 입자가 거친 숫돌을 장착하고 세 개의 칼을 갈기 시작했다.
칼을 실제 가는 방법은 글로 설명하기 어렵다. YouTube에 많은 칼 가는 영상들이 있다. 그중에 유심히 보았던 영상을 아래에 링크하니 잘 보고 따라 하시기 바란다.
[제1탄 양식칼] 아무도 안가르쳐준 칼 가는 영상. 칼 정확하게 가는 법
먼저 400방 숫돌로 칼날을 갈아 낸다고 해야 할까? 이가 나가 있었기 때문에 파인 곳까지 갈아내야만 할 것 같았다. 400방짜리 숫돌은 생각보다 빠르게 칼을 갈아냈다.
세 개의 칼의 이가 나간 곳들을 갈아낸 후 숫돌을 1000방 면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다시 영상에서 보았던 방법으로 칼을 갈았다. 처음에는 칼을 잡는 방법, 밀고 당기는 과정이 좀 어색했다. 그리고 약 8도 정도의 각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칼을 가는 것도 여러 번 해보면서 자기만의 방법을 터득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위의 영상에도 있지만 칼의 끝 부위로 가면서 칼날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에 맞게 방향을 돌려주어야 했다. 이 또한 본인이 직접 해보면서 좋은 방법을 익혀야 할 것 같다.
나는 이론을 철저하게 따르기보다는 숫돌면과 칼날의 각도와 밀고 당길 때 힘을 주는 방법만 철저히 지켰고, 나머지는 내가 편하게 칼을 갈 수 있는 동작으로 했다. 숫돌에 뿌려 놓은 물은 생각보다 빠르게 없어졌고 중간중간 꽤나 자주 물을 뿌려주면 칼을 갈아야 했다.
날카로운 칼을 가는 것이라 신중하게, 서두르지 않고 칼을 갈았다. 세 개의 칼을 가는 데 3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이 칼을 갈기 전이었고, 오른쪽은 칼을 간 후였다. 20여 년 사용한 칼이었고 처음 숫돌을 사용하다 보니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끝이 부러졌던 과도를 다시 뾰족하게 만들었고, 칼날도 처음 칼을 간 것 치고는 괜찮게 갈아진 것 같았다.
칼이 날카롭게 잘 갈렸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었다. 여러 영상에서는 종이를 자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나는 양파를 썰면서 나의 눈에서 눈물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체험했다.
양파를 썰 때 눈물이 나오는 이유
양파를 썰어본 사람은 모두 알 것이다. 그냥 양파를 썰고 있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는 것일까?
나는 주말마다 아들에게 요리를 해주는데, 양파는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간다. 그래서 양파를 자주 썰기 때문에 나도 자주 운다.
양파는 여러 겹의 얇은 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막에는 "알리신"이라는 효소가 포함되어 있다. 양파를 썰거나 다지면 양파의 세포 조직이 손상되어 알리신이 방출된다. 알리신은 불안정한 화합물이며, 공기 중에서 "프로판티알-S-옥시드"라는 물질로 변한다.
프로판티알-S-옥시드는 휘발성이 강해서 눈으로 쉽게 들어간다. 이렇게 눈에 들어온 프로판티알-S-옥시드가 눈의 점막을 자극해서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딘 칼 대신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게 되면 양파 세포 조직을 더 깨끗하게 절단할 수 있고, 그 결과 알리신 방출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시험해 보았다.
신기하게도 숫돌에 정성 들여 간 칼로 양파를 썰었더니 눈물이 덜 난다. 여러분들도 직접 시험을 해 보길 권한다. 이는 숫돌에 칼을 가는 것에 대한 또 하나의 기쁨이 아닐까 한다.
몇 만 원의 투자로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칼날에 집중을 하며 반복적인 동작을 함으로써 잡념을 떨쳐내고 명상과도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칼이 잘 들기 때문에 요리를 할 때 재료를 손질할 때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재료를 자를 때 힘도 덜 든다.
Epilog
우연히 숫돌을 이용해서 칼을 갈아보자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단순히 칼날을 날카롭게 하는 것 외에 다른 즐거움도 얻게 된 듯하다. 나에게는 마치 하나의 "의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칼을 갈 때 칼날의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연마가이드라는 것도 구입을 했었는데, 결국 나는 빼버렸다. 오히려 이 가이드가 나에게는 방해가 되었다. 숫돌을 이용해서 칼을 간다는 것에 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 있겠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숫돌에 칼을 갈았고, 그 칼을 직접 사용해 보니, "6000방 숫돌도 구입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뭐 당장 구입을 할 건 아니다.
집에 있는 칼이 잘 안 들고, 직접 요리를 하시는 분이라면 숫돌에 대한 투자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 💜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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